매일신문

"저출산·고령화 빈곤 한국 경제 최대 복병"…권혁세 전 금감원장

每日 탑리더스 아카데미 특강

"미국과 유럽 등 과거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선진국들이 재정지출 확대 정책으로 조금씩 경제 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채 수준 감축은 교역의 위축을 불러 저성장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세계 경제는 상당 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을 것이다."

1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4년 매일 탑리더스 아카데미 1학기 명사 초청 특강의 마지막 강연은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현 서울대 경영학과 초빙교수)이 장식했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서울대를 나와 정통 재정'금융관료의 길을 걸어온 권 전 원장은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 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통해 한국 금융정책을 이끈 경험에서 우러난 식견을 보여주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기업의 어려움과 가계부채 증가, 전월세 상승, 저금리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로 내수 침체의 요인이 있다"며 "이제 출범하는 최경환 경제팀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내수를 진작하고,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준다면 올해 경제 성장률은 3%대 후반의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전 세계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 때까지 한국도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2년 동안 원화 절상이 가파르게 이어졌지만 외환 수급 구조상 절상 압력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전 원장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들었다. 이를 방치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12년 기준으로 1.3명인 출산율이 현재까지의 감소 추세라면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줄게 된다. 이는 노동력 저하, 서비스 산업 붕괴, 자산시장 붕괴, 저성장의 고착화로 이어진다"고 했고, "고령화 속도도 문제이지만, 준비 없는 고령화로 노인의 빈곤율(47.2%)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주거'소비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최근의 전세 대란은 1, 2인 가구(전체 가구 비중의 48%)의 증가에 기인한다"면서 "젊은 층의 '임대' 선호로 매수 세력이 줄어 부동산 시장의 추세 하락은 불가피하다. 물론 정부가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하겠고, 지금의 4인 가족 중심의 1가구 1주택 정책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권 전 원장은 고향에 대해 애정이 담긴 쓴소리도 했다. "지금은 도시 간 경쟁 시대이고, 정부 주도의 시기가 끝났다. 대구가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고 한다. 주민의 삶과 기업 환경 마련은 지방정부의 몫이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이후 중앙에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 현재의 지방정부 관료의 수준으로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제시하는 한국경제 10대 과제(표)

-저출산'고령화 문제

-부동산 활성화

-가계부채 대책

-잠재성장률 하락(장기 불황 가능성)

-청년 실업 문제

-삼성전자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

-국가 재정 건전성 문제

-국가 거버넌스(Governance) 개혁

-통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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