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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창] 건강음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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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바다에 빠져 죽은 사람보다 술에 빠져 죽은 사람이 많다.' 비슷한 우리나라 속담도 있다. '깊은 물보다 얕은 잔에 더 빠져죽는다.'

연말연시는 술에 빠지는 시기다.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 동안 마시는 술의 양은 평균 12.3ℓ에 이른다. 이는 세계 15위, 아시아에서는 1위에 해당한다. 전체적인 술 소비량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폭음 횟수는 더 늘고 처음 술자리를 가지는 연령은 더 낮아졌다.

술은 종류에 따라 도수도 다르고 잔 크기도 다르다. 그래서 음주량을 의학적으로 산정할 때 나온 개념으로 '한잔'(A drink)이 있다. 알코올 14g(10~15g)을 마셨을 때 인체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대략 20㎎/㎗ 정도가 된다. 이 정도가 대뇌의 억제된 감정이 약간 풀리면서 기분이 좋은 양이다. 20도짜리 소주 한 병에 들어 있는 알코올 양은 대략 58g 정도 된다. 소주 4분의 1병이 '한잔'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고, 양주나 포도주의 경우 각각에 맞는 잔으로 1잔에 해당된다. 맥주는 캔 맥주 1개 또는 작은 병맥주 1병이다. 이 '한잔'을 기준으로 적절한 음주량은 1회 평균 음주량이 2잔 이하이며 최대 음주량은 4잔 이하다. 성인 여성과 65세 이상 남성의 경우는 이 양의 절반이다.

적절한 양의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많다. 'J커브 이론'으로 불리는데,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한두 잔 술을 마시면 질환의 발생률이 감소하고 그 이상의 양을 마시면 비례해서 질환이 증가한다. 이 모양이 알파벳 J를 닮아서 'J커브 이론'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질환이 심혈관 질환이다.

문제는 우리의 술 문화가 적절 음주를 허락하지 않는 데 있다. 폭음을 하게 되면 급성으로 위장관이나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이 되면 여러 가지 사고로 이어져 신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만성적인 과음은 간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지방간으로 시작해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식도와 위, 장에 이르기까지 소화기계 암의 주요 원인에도 술이 빠지지 않는다. '블랙아웃'이 자주 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적인 뇌 손상으로 인해 알코올성 치매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술 소비량과 폭음하는 습관을 줄이려면 술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고 술을 권하는 것이 미덕이며 술로 인한 문제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술자리가 많아진 요즘, 건강한 연말연시를 위해 이것만은 지키자. 가급적 주량을 넘는 폭음은 하지 말고 주량이 세더라도 최대 음주 허용량 이하로 마시도록 노력할 것. 술을 많이 마신 후에는 적어도 2, 3일의 술 휴식기를 가질 것 등이다.

윤창호/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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