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꼬리뼈 통증

앉을 때마다 배기는 듯한 불쾌감, 방치 마세요

꼬리뼈 통증은 꼬리뼈의 모양이 안으로 눕혀진 경우 더 많이 발생한다. 영남대병원 제공
꼬리뼈 통증은 꼬리뼈의 모양이 안으로 눕혀진 경우 더 많이 발생한다. 영남대병원 제공
꼬리뼈 휘어지는 과정
꼬리뼈 휘어지는 과정

송모(48) 씨는 얼마 전 실수로 엉덩방아를 심하게 찧었다가 톡톡히 고생을 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엉덩이 통증이 한 달이 지나도록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서 있을 때는 거의 통증이 없었지만 바닥에 엉덩이만 대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병원을 찾은 송 씨는 넘어질 때 충격으로 꼬리뼈가 'ㄴ'자 형태로 누웠다는 진단을 받았다. 송 씨는 "통증이 대부분 사라지는데 2주가 걸렸다"고 푸념했다.

퇴화된 사람의 꼬리뼈(미골)는 인류의 진화가 남긴 미약한 흔적이다. 기능은 사라졌지만 우리 몸의 마지막 척추뼈인 꼬리뼈에는 근육과 힘줄, 인대가 연결돼 있다. 천추와 연결돼 척주 구멍의 입구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완만하게 굽어 있는 꼬리뼈는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오랜 압력 등을 받으면 심하게 굽으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꼬리뼈 주변의 근육이나 신경, 피부 등에 이상이 생겨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여성이 남자보다 5배 많아

꼬리뼈는 의자에 앉았을 때 항문 위쪽으로 약간 배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위다. 이 때문에 꼬리뼈 통증, 즉 미골통은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지면서 꼬리뼈에 충격을 받았을 때 주로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출산 과정에서 미골을 다쳐 고질적인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비만이 심하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경우에도 꼬리뼈가 구부러지면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장시간 자전거, 오토바이를 타거나 컴퓨터나 TV 앞에 앉아있는 경우에도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로 의자나 딱딱한 바닥에 앉았을 때 꼬리뼈가 눌리면서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40대 이상에서 주로 생기고 꼬리뼈가 비교적 더 튀어나온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5배가량 많다.

뼈가 멀쩡해도 꼬리뼈 주변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특히 꼬리뼈 주변이나 천골 주변 등에 염증이 생길 경우에도 통증을 느낀다. 항문을 둘러싼 근육인 항문거근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뭉쳐도 꼬리뼈 부근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밖에 뼈에 염증이 생기는 골수염이나 지방 덩어리가 뼈를 누르는 지방종, 혈액순환 장애로 조직이 썩는 무혈성 괴사증, 암, 요추간판 탈출증 등 허리디스크 질환으로도 통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잘 감별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로 효과 볼 수 있어

꼬리뼈 통증은 대부분 소염진통제나 방석 등의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서 있을 때와 앉아있을 때 X-선 촬영 사진을 비교하면 꼬리뼈의 각도가 정상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충격으로 인한 골절이나 감염 등은 CT 촬영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부드러운 방석이나 도넛 모양 방석을 이용해 꼬리뼈가 닿지 않도록 앉는 것이 통증 완화에 좋다. 배변 시 통증을 느낀다면 변 완화제를 먹거나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야 한다. 통증이 가장 심한 부위에는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항문거근이나 미골근에 특수 마사지를 받기도 한다. 항문에 손을 넣어서 꼬리뼈를 잡아당겨 근육을 풀어주는 방식이다. 좌욕이나 반신욕도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꼬리뼈 주변 신경에 고주파를 흘려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고주파 치료법도 있다. 통증을 줄이는 데 75~80%에 효과가 있고, 흥분한 신경을 진정시켜 통증을 줄여준다. 그러나 심한 경우 꼬리뼈를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영남대병원 척추센터 조윤우 교수는 "꼬리뼈 통증은 예방이 쉽지 않기 때문에 통증을 느꼈을 때 방치하지 말고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의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영남대병원 척추센터 조윤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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