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당적으로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박진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공천 면접 심사장에서 마주쳐 신경전을 벌였다.
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종로 지역구를 시작으로 서울(8곳)·인천(4곳)·경기(7곳) 공천신청자 74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이에 오 전 시장과 박 전 의원은 김막걸리·정인봉 예비후보와 함께 아침 일찍부터 당사 면접장 옆에 마련된 대기실에 머물며 약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면접을 기다리며 나눈 가벼운 대화였지만, 농담 속에서도 뼈있는 내용을 담는 등 은근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박 전 의원보다 조금 늦게 대기실로 들어온 오 전 시장은 나란히 앉아있던 종로 예비후보들과 인사한 뒤 마지막으로 박 전 의원과 서로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 모두 정장 차림이었지만 박 전 의원은 빨간색 넥타이를 야무지게 맨 반면, 오 전 시장은 차분한 아이보리 색상의 목폴라티를 입은 '노타이 패션'으로 대비를 이뤘다.
오 전 시장은 "제가 형님(박 전 의원) 옆에 앉는 것을 기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농담하며 박 전 의원 옆에 앉았지만,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주변 후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타지역 예비후보가 "두 분이 사이좋게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을 건네자 두 사람이 비로소 서로 시선을 맞췄고 잠시 신경전을 벌였다.
박 전 의원이 농담조로 "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이지만 동생(오 전 시장)이 치고 들어오니 어떡하겠느냐"면서 웃었고, 오 전 시장도 이에 빙그레 웃어보였다.
면접을 마친 뒤 두 사람의 기 싸움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박 전 의원은 면접을 마치고 당사를 떠나며 '면접을 치러보니 오 전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느껴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평소에 늘 본선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오 전 시장도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종로 지역구 정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일을 풀어갈 수 있는 열정과 능력이 필요하고 그 점에 있어 서울 시정을 다뤄본 제가 (박 전 의원보다) 우위에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심사위원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애초 공관위는 한 지역구당 15분씩 면접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종로 지역구의 경우 약 30분이 소요됐다.
면접은 이한구 공관위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과 해당 지역구 공천신청자 전원이 서로 마주 앉아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다대다 면접' 방식이었다.
공관위는 면접에서 ▲총선 승리 전략 ▲본인의 강점과 약점 ▲야권 후보자 대비 본인의 경쟁력 등을 중심으로 질문이 나온 걸로 전해졌다.
과거 19대 총선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현역의원도 면접 심사 대상이라는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서울 용산에서 4선을 노리는 진영 의원도 이날 다른 원외 예비후보들과 함께 대기실에 나란히 앉아 차분의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기도 했다.
진 의원은 면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4년 전에는 (현역의원이) 면접을 보지 않아 발언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나아졌다"며 "현역도 면접을 하면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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