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김모(28'대구 신매동) 씨는 매일 오전 공공도서관 열람실 좌석을 잡느라 진땀을 흘린다. 좌석 수가 부족해 조금만 늦어도 허탕을 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김 씨는 "도서관을 찾는 취업준비생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열람실은 한정돼 있어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개관하는 공공도서관들이 별도의 열람실을 만들지 않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인이 학습을 위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는 열람실은 다양한 이용자의 지식 공간이라는 도서관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게 이유지만,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 등은 공부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내 각 구'군은 최근 수년간 구'군립 도서관을 잇따라 개관했다. 지난해 대현도서관과 고산도서관, 달성군립도서관 등 3곳이 문을 여는 등 지난 2000년 이후 대구에 문을 연 공공도서관만 17곳에 이른다.
그러나 신축도서관 가운데 열람실을 만든 곳은 2010년 문을 연 수성구 용학도서관이 유일하다. 김상진 용학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은 다양한 이용자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의 평생 교육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어서 별도로 열람실을 만들지 않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열람실 퇴출'에 대한 이용자들의 호응은 높은 편이다. 일부 도서관은 자리만 맡아두는 이용자들 탓에 검사 전담 직원을 배치할 정도로 '좌석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모(31'대구 시지동) 씨는 "가방만 두고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거나 개인 공부를 한다며 자료실까지 점령한 사람들 탓에 독서 장소를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열람실 부족에 반발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모(57) 씨는 "퇴근 후 공부를 하기 위해 가까운 도서관을 찾았지만 가져간 책은 볼 수 없다며 막았다"면서 "공공도서관에 자율적으로 공부할 공간조차 없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취업 준비생인 우모(28'여) 씨는 "매일 카페에 갈 수는 없지 않으냐, 공공도서관까지 열람실을 만들지 않으면 도무지 갈 곳이 없다"라고 푸념했다.
정광훈 한국도서관협회 기획팀장은 "도서관이 학습 공간으로 이용되는 특성을 고려해 자료실과 열람실을 분리하고 학습 목적의 열람실 이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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