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동포학교선 국경일에 애국가 4절까지 제창은 기본"

동경한국교육원장 3년 임기 후 복귀한 남정순 대구 왕선중 교감

지난해 10월 동경한국학교에서 열린 동경지역 한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스피치대회. 남정순(앞줄 오른쪽 네 번째) 한국교육원장이 대회를 운영한 교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해 10월 동경한국학교에서 열린 동경지역 한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스피치대회. 남정순(앞줄 오른쪽 네 번째) 한국교육원장이 대회를 운영한 교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3·1절, 광복절 같은 국가경축일 기념행사를 한국의 학교와 달리 일본의 동포학교에선 성심을 다해 치르는 것을 보고서 감명받았습니다."

지난 2013년 3월 동경한국교육원장으로 부임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최근 복귀한 남정순(57) 대구 왕선중학교 교감. "동경 한국학교에서 열리는 3'1절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이 강당에 입장할 때부터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고,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긴 시간도 꼼짝하지 않고 지켜보더라"고 했다. 일반 행사에서도 애국가 4절까지 제창은 기본이라고 했다. 그는 "한글학교 유치부 꼬마들조차 뜻도 잘 모르면서 반복해서 외운 애국가를 끝까지 부르는 입 모양새를 보고는 눈물이 왈칵 나왔다"면서 "우리 선열들이 힘들게 지켜온 나라의 의미와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일본 동포들에게서 보았다"고 했다,

남 교감은 우리 학교가 이전과 달리 국경일 기념식을 외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그저 등교하지 않는 휴일이라 생각할 것이고, 우리의 정체성과 역사의식 또한 옅어져 간다는 것이다. "운동장에 모여 전체 조회를 여는 것도 일제의 잔재라고 없앴고, 경축일 행사도 학교에서 열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어떻게 기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30여 년간 중'고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쳐온 남 교감은 동경한국교육원장에 부임해서 한글학교와 역사교실 운영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동포와 함께하는 교육원'이라는 기치로,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재일동포 3, 4세를 위해 한글교실'작문대회'스피치대회 등을 열었다. 특히 일본의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채택하도록 공을 들였다. 직접 학교를 찾아가 설득하고 한국 알리기 동아리 등을 지원하는 노력 덕분에 동경지역 공립 35개교, 사립 70여 개교가 한국어를 선택과목으로 채택했다.

또 남 교감은 "일제 식민지 역사 전반에 대해 알고 싶다"는 민단 소속의 청년 요청에 의해 직접 역사 강사로 나섰다, 민단중앙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에 연 강좌는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근대사, 조선시대를 거쳐 고조선 민족의 기원으로 올라갔다. 그 사이 10여 명 남짓이던 민단의 수강 직원은 수십 명으로 불었고, 재일한국인청년상공회원까지 가세하는 인기 강좌로 굳어졌다.

한국교육원은 재외동포를 위한 민족교육과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교육부 소속의 재외 교육기관이다. 전 세계 35곳에 설립되어 있으며, 그중 일본에만 15곳이 있다. 특히 동경한국교육원장은 전임 남정순 교감에 이어 유호선 장학사가 공모에 선발돼 대구시교육청 소속의 교원이 연이어 부임하게 됐다.

남 교감은 "재임 기간 동안 대구교육청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국외 실태조사단, 학습연구년 교사연수단 방문과 대구 용계초등학교와 와코츠루카와소학교 교사 수업 교류 등을 도왔다"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대구 교육 인력들을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교육청과 단위학교에서 잘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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