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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창의 에세이 산책] 화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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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참았으면 될 텐데, 끼어들었다고 보복운전하다 사고 내고 구속까지," "그러게요. 세 번 참으면 살인을 면한다고 옛 어른들이 말씀하셨잖아요? 맺힌 것도 풀 수 있다니까요." "하긴 다섯 번 화를 참을 수 있으면 성인군자가 될 수 있다고 했나?" "근데 열 번 참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아세요?" "어떻게 되는데? 열 번을 어떻게 참아?" "성인군자인 채로 화병이 나서 죽어요."

청소년들 조사를 하니까 아이들도 화가 꽉 차 있다고 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오히려 더 화가 많다고 하는 결과도 나왔다. 우리 교육의 목표인 창의성과 인성, 공부도 잘하고 착해야 한다는데 전망은 보이지 않고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되는 것 같고, 결국 착하다는 게 그저 꾹 참는 거라니 오히려 화가 더 쌓이는 거다. "노력 좋아하네. 노오오오력해도 안 돼. 노우라니깐."

화풀이를 어디다 할까?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화풀이해 상처주기 십상이고, 아니면 아무에게나 '묻지마 화풀이'로 가는 거다. 성격 따라 감정적 격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점점 더 삭막해지는 세상에서 화나는 일은 늘어가는 것 같다. 화나게 하는 사회적 부조리가 제거되어야 하지만 우선 '화내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무조건 참으라는 얘기가 아니라 화가 났을 때 내가 화가 났구나 그리고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알아차리라는 거다. 화난 자신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렇게까지 화날 일은 아니네' 라는 자각이 들면서 화가 조금 사그라지는 거다. '내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과해서 화가 나는구나. 특히 이런 부분을 참지 못하는구나' 점점 자신을 알기 시작하면 화나게 하는 상황이 점점 줄어든다.

"모르는 소리 마세요. 회사에서 난 열 번도 더 참아야 한다고요." 모르는 소리 하지 마시라, 열 번도 더 화가 났다면 어쩌면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더 열 받아 있을 테니, 그렇게까지 화날 일이 많다면 화를 지어내는 당신에게 먼저 주목할 일이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아집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저 인간 못지않게 나도 갑질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침에 일어나 10분 명상하기, 자기 전에 세 가지 감사할 일 적어보기, 뭐 이런 간단한 훈련만 해도 나아지겠지만 그런 것도 싫으면 슬픈 영화 보면서 실컷 우시라. 나처럼 멋있는 사람이 이렇게 대접받다니, 감정이입해서 실컷 울고 나면 한결 화가 풀린다. 근데 왜 그렇게 화가 났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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