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을 찾는 겨울 철새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강에 대형 보를 설치하면서 얕은 모래톱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지는 등 서식 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두루미는 발길이 뜸해진 반면 청둥오리와 쇠기러기 등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해평습지를 찾은 흑'재두루미는 모두 1천531마리로, 2014년 2천635마리보다 42%나 줄었다. 이는 낙동강 사업(2010~2012년) 전인 2009년 3천153마리에서 2012년 991마리까지 감소한 뒤 회복세를 보이던 두루미의 유입이 다시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달성습지에서도 흑'재두루미가 2013년 403마리에서 계속 줄어 이번 겨울엔 37마리만 확인됐다.
반면 청둥오리와 기러기, 고니 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겨울 해평습지에서 관측된 청둥오리의 하루 최대 개체 수는 6천100마리로 2014년 2천600마리보다 2.3배나 증가했다. 쇠기러기도 이번 겨울 7천500마리가 확인돼 2014년보다 1.3배 늘었고, 고니는 관측되는 개체 수가 해마다 많아져 최근 5년(2011~2015년) 사이 3.2배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에 보가 설치된 뒤 수심이 깊어지고 수량이 많아지는 등 하천 환경이 변하면서 유입되는 겨울 철새 유형도 달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천수만(충남 서산)과 순천만(전남 순천) 등 서해안 갯벌의 생태 복원이 이뤄지면서 철새가 이동 경로를 낙동강에서 서해안으로 옮긴 측면도 있다고 봤다.
박희천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보 설치 후 두루미가 서식하기 좋은 모래톱이나 얕은 물이 줄었고 반면 물이 많고 깊어지면서 이를 좋아하는 청둥오리와 고니 등이 늘어난 것"이라며 "해평'달성습지의 서식 환경을 복원해 감소하는 두루미를 유인하는 등 낙동강 철새 경로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유람선 사업 등 낙동강 습지 인근의 무분별한 개발공사 탓에 철새 서식처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낙동강 사업을 벌였던 2010~2012년 사이에 줄었던 철새가 2013년부터 점차 회복하는 추세"라며 "두루미의 경우 이번 겨울 남하 경로를 서해안 쪽으로 바꾸는 바람에 해평'달성습지를 찾는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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