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대구시 수성구 범물2동 대구은행 용지네거리점으로 80대 할머니가 찾아왔다. 급하게 창구를 찾은 할머니는 휴대폰도 끄지 않은 채 카운터에 앉은 뒤 대뜸 '정기예금 5천만원을 중도해지 해달라'고 요구했다.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고 평소와 달리 불안한 할머니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이용화 계장은 사용처를 묻는 등 대화를 이어가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 계장은 지난 1월에도 은행을 찾은 80대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일을 막았고 경찰과 공조해 범인이 피해자 할머니의 집으로 오도록 유도해 범인 일당 검거에 도움을 줬다.
이 계장은 요즘 갈수록 보이스피싱이 교묘해지고 있다고 했다. "요즘 범인들은 '은행도 모두 한통속이어서 당신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 은행 직원들이 도와준다며 당신의 돈 찾는 것을 방해할 테니 속으면 안 된다'며 신신당부를 하는 바람에 어르신들을 설득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대구은행이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기피하는 은행 1순위가 됐다. 올 들어서만 복현지점'동서변지점'율하지점'팔달영업부'송현역지점'동북로지점 등에서 보이스피싱을 은행 자체적으로 적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이스피싱범들이 '대구은행 계좌는 피해달라'고 피해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대구은행이 전사적으로 펼치는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이 효과를 보고 있어서다. 대구은행은 모든 직원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방지의 생활화를 위해 본점 차원의 수시 공문 배포 등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협박형, 저금리대출알선형 등 날로 다양해지고 치밀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례를 공유해 직원들에게 인식시키는 한편, 피해 인지 시 주요업무처리 절차를 수시 배포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덕분에 올 들어서만 은행 직원들이 8건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적발'예방할 수 있었다. 다만 갈수록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에는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금융정보가 유출됐다고 속이고 현금을 찾아 냉장고에 보관토록 한 뒤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위장해 돈을 훔치는 '냉장고 보이스 피싱', 대포통장을 이용해 사기범들이 직접 돈을 찾으러 오지 않고 피해자를 시켜 돈을 인출해 갖고 오게 하는 등 다양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했다.
박인규 은행장은 "점점 지능화하는 보이스피싱 및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은행 차원에서 보이스피싱 방지 인식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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