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은 지난 10일 오도산(吾道山'1,134m)에 '한국의 마지막 표범 서식지' 표지석을 세웠다.
한국 표범은 백두산 호랑이와 함께 한반도 전역에 고루 분포돼 개체 수가 많은 편이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19∼1942년 조선총독부에서 해수구제(害獸驅除'해로운 동물 제거)를 명목으로 총기사냥을 허락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6'25전쟁으로 먹이사슬이 끊어지고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에 이르렀다.
이후 몇 차례 표범과 호랑이가 잡혔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최후까지 생존한 표범은 1962년 2월 11일(음력 1월 7일) 오도산에서 잡힌 표범이었다. 이 표범이 한국의 마지막 표범이었다.
이 표범은 오도산 입구에 있는 가야마을 황홍갑(黃紅甲'1923년생) 씨가 노루를 잡기 위해 설치한 덫에 걸린 것을 포획, 1962년 2월 20일 서울의 창경원 동물원에 기증했다.
인계 당시 표범은 한 살 된 수컷으로 10㎏ 정도였으며 한표(韓豹)라는 이름으로 동물원에서 살게됐다. 한표를 관리하던 동물원에서는 자손을 남기고 싶어 했지만 암컷표범이 발견되지 않았다.
동물원 측은 어쩔 수 없이 인도표범 암컷을 구입해 동거를 시켜 무사히 교미가 이뤄졌고 1972년 두 마리의 암컷새끼를 낳았다.
하지만 이후 인도표범은 임신을 못했고, 한국의 마지막표범 한표는 1973년 8월 19일 사육 된지 11년 5개월 만에 과체중(87㎏) 등으로 순환기 장애를 일으키면서 죽었다. 한반도 표범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합천군은 최근 가야마을 주민들의 진술과 일본인 동물문학자 엔도 기미오(遠藤公男)가 쓴 '한국의 마지막 표범'을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표지석을 재작, 묘산면민의 날에 표범이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춤바위 위쪽에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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