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전자 산업의 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대구경북 제조업 도시 재정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경북 기업이 도내 23개 시'군에 낸 법인지방소득세를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 제조업을 대표하는 포항과 구미의 재정 수입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
경북 법인지방소득세 납부 순위에서 줄곧 1, 2위를 다퉜던 삼성전자 구미사업장과 포항 포스코가 올해 들어 사상 처음으로 한국수력원자력에 1위 자리를 내줬다.
30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도내 23개 시'군이 지난 한 달간 징수한 법인지방소득세(2015년 귀속분)는 2천542억원으로 지난해 나타났던 오름세가 완전히 꺾였다. 지난해 동기 법인지방소득세는 2천503억원으로 전년(1천478억원) 대비 69.4%나 증가했었다.
올해 경북의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이 정체한 이유는 '제조업 도시' 구미와 포항의 몰락 때문이다. 국가산업단지와 큰 기업이 밀집한 구미와 포항의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은 도내 23개 시'군 중 부동의 1, 2위다. 올해도 순위는 지켰지만, 경고음을 내고 있다.
구미의 올해 법인지방소득세 징수액은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932억원) 대비 289억원이나 줄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신고납부액이 지난해 513억원에서 올해 292억원으로 221억원이나 감소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포항도 사정은 마찬가지. 올해 포스코가 낸 지방소득세는 242억원으로 전년 230억원보다 1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900억원을 낸 200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철강 산업의 동반 부진 여파로 포항시 법인지방소득세 또한 지난해 536억원에서 올해 526억원으로 줄었다.
포스코 납세액이 줄면서 사상 처음으로 포스코가 내던 세금이 담배소비세보다 적은 현상까지 만들어졌다. 포항의 담배소비세(올해 예상치 350억원)가 포스코 세금을 앞지른 것이다.
반면 경주와 울진 등은 원전 특수에 웃었다. 한수원이 사상 처음으로 경북 법인지방소득세 신고납부 1위 기업에 오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수원이 원자력 또는 양수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경주, 울진, 예천, 청송 4개 지방자치단체에 올해 낸 법인지방소득세는 347억원으로 지난해 233억원 대비 114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주(331억원), 울진(192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 또한 지난해 대비 각각 27억원, 54억원 증가했다. 도내 23개 시'군 중 경주와 울진의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은 각각 3, 5위다.
경북도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구미와 포항 등 제조업 도시의 법인지방소득세 수입은 당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경주와 울진 등 원전 도시는 지난달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과 맞물려 앞으로도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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