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떡볶이처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우리 먹거리는 아직도 많습니다."
㈜영풍의 조재곤(57) 대표는 한 달에 두 번꼴로 외국 출장을 다닌다. 제품 상담회와 식품 전시회 참가 때문이다. 최근 한 달 새는 더욱 바빴다. 지난달 말에는 대구시'중소기업진흥공단 지원으로 중국 3개 도시(항저우'창사'톈진)에서 현지 구매자들과 상담회를 진행했다. 이달 1~3일에는 정부의 이란 경제사절단에 선발돼 300만달러어치의 떡볶이를 이란'이라크에 독점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돌아왔다. 9~13일에는 대구테크노파크가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마련한 지역 중소기업 수출상담회에 참가해 500만달러짜리 수출 협약을 맺었다.
그는 "부침개는 '코리아 피자', 떡볶이는 '코리아 파스타'로 소개하면 쉽다. 중국'인도네시아에서는 떡볶이, 일본에서는 부침개를 주로 찾는다"며 "이란에는 아직 냉동식품 유통설비가 부족해 떡볶이 위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영풍은 아시아 수출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대구의 식품업체다. '요뽀끼'라는 자체 브랜드(떡볶이)와 2개 공장, 부설 연구소를 갖췄다.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8종류의 떡볶이와 전자레인지로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해물파전'김치전'부추전 등 부침개가 주력 상품이다.
2014년에는 법인으로 전환했다. 즐겁게 일하고 도전하자는 취지로 호산동과 대천동 공장은 각각 호산캠퍼스, 대천캠퍼스로 이름 지었다. 올해 3월에는 중국 알리바바와 연 300만달러짜리 직수입 계약도 체결했다. 올해 이 회사의 매출 목표는 80억원 달성이다.
조 대표는 냉동만두로 유명한 국내 한 식품회사에서 10년 정도 근무하다가 1993년에 영풍을 창업했다. 사업 초기에는 냉동 돈가스를 생산해 일본에 전량 수출했는데, 한국의 구제역 파동 때문에 여러 번 애를 먹었다. 구제역이 극심했던 2010~2011년에는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이미 개발해 놓은 부침개와 떡볶이로 주력 제품을 전환했고, 이게 글로벌 시장에서 '먹혔다'. 더 정확히 말해 우리 음식을 외국인 입맛에 맞춰 현지화하기보다는, 그 본연의 맛을 고수하되 외국인도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가 제대로 먹힌 것이다. 방부제를 섞지 않고도 즉석밥처럼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게 한 떡볶이나 구운 상태에서 급속 냉동한 부침개가 그런 사례다.
"식품은 문화와 산업의 중간쯤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문화에 개방적인 아시아 젊은이들에게 한류 식품도 인기를 끄는 것 같아요. 한류가 인기를 끄는 베트남에서 제사상이나 절 공양식으로 한국의 초코파이를 올리는 걸 봤는데, 우리 떡볶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있나요?"
조 대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큰 식품업 특성상 산업단지화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지금처럼 식품업체가 공단 곳곳에 흩어져서는 발전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농식품 전용공단이 대구에 생긴다면 지역에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사)중소기업식품발전협회 대구지구가 제안한 농식품 전용공단 조성 안을 최근까지 검토하고 있다.
조 대표는 "식품 산업도 제조업 못지않은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국적인 식품을 개발해 세계화시키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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