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완전 망했어요. 석 달 만에 5㎏ 빠졌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술자리를 피할 수도 없고."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망한 게 아닌데, 몸이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축하해 줘야지, 근데 왜 살 빼려고 해? 날씬하게 보이고 싶은 거야? 아님 건강해지고 싶은 거야?" "둘 다죠. 뱃살이 늘어나기 시작하니까 한숨도 늘어나요. 근데 마음먹고 한 다이어트가 실패했단 말이에요. 돈도 많이 들었는데, 원 푸드 다이어트라고 한 가지만 먹었거든요." "다이어트 식품 시장만 3조원이 넘는다는 얘길 나도 들었어. 내가 다이어트 성공하는 비결 알려줄까? 공짜론 안 되고 밥 한번 사야겠는데."
"큰마음 먹고 일상을 벗어나 하는 다이어트는 백번 실패해. 절대 큰마음 먹지 마. 너무 간단해. 평소에 섭취 열랑 줄이고 소모 열량 늘리면 돼. 뭔 말이야 하면 매일 조금만 덜 먹고 꾸준히 운동하면 된다는 거야. 다이어트를 위한 특별 기간 같은 거 있으면 절대 안 돼. 영어공부 십 년 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거하고 똑같아. 왕창 열심히 했다가 손 놓고 있다가 또 하고, 그래 봤자 절대 늘지 않아. 영어공부나 다이어트나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완전 꽝이야, 사실 내 실패담 얘기하는 거야."
"그러네요. 어학시장은 15조원이 넘는대요. 다들 실패하니까 덕분에 더 늘어나는 거겠죠. 난 둘 다 실패한 전형적인 케이스예요. 하지만 그게 어디 쉬워요? 매일 회식에다 술자리가 많아졌는데, 글구, 먹는 재미 빼면 무슨 재미로 살아요, 다 먹자고 하는 일인데." "말 잘했네, 괜히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맛있게 많이 먹으며 재미있게 살아. 그리고 영어공부도 필요 없을 거야, 언어 번역기 나왔잖아. 하하."
그래, 영어공부도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특별히 시간을 내어 의욕적으로 열심히 하니까 효과도 나타나지만 문제는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하지 않으니까 뺀 살보다 더 빨리 찌고, 외웠던 단어는 허공을 맴돌고 있는 거다. 그때뿐이 아니려면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되는 수밖에 없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외면한 채 말이다.
더 중요한 건 왜 다이어트를 하고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지 자신도 확실히 대답을 못하는 거다. 불안하기만 하지 내적 동기가 정확하지 않으니 시장의 논리에서 계속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외국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언어를 배웠는데 일 년 만에 농담까지 하면서 세계를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다. 춤추는 게 좋아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고 투덜거리는 제자도 있다.
부럽지 않은가? 하지만 부러울 필요 없다. 지금부터 일상과 연애할 수 있으면. '다이어트가 제일 쉬웠어요. 하루 한 끼 덜 먹거든요. 영어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매일 30분 영어와 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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