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풀자니 뜨거운 현안, 차라리 민생 행보 올인?

새누리 혁신비대위 열흘째 '맹탕'…복당·쇄신안·개파갈등에 입닫아

"내부 혁신은 않고, 외부로만 돌고 있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 터져 나오는 말이다. 혁신비대위가 어렵게 출범했지만 12일로 열흘째 '맹탕' 행보만 이어가고 있다. 탈당파 복당, 쇄신안, 계파 갈등 대책 등 민감하고 굵직한 현안은 제쳐놓고 현장 방문 등 민생 행보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데 대한 지적이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정치적 셈법에 개의치 않겠다"며 과감한 혁신의지를 내비쳤지만 정작 출범 후 중소기업'청년층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비대위는 13일 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탈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는 의제로 잡지 않았다. 계파 청산을 위한 첫 과제인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비대위가 입을 닫아 버린 형국이다.

총선 패배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공천 파동과 이에 따른 탈당파의 복당, 계파 갈등과 같은 민감한 현안을 건드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위의 '외유'는 결국 고육지책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있다.

새누리당에서 복당 문제는 단순히 복당에 대한 가부 결정을 떠나 4'13 총선에서 벌어졌던 공천 파동의 원인을 규명하고 꼬인 매듭을 본격 논의하는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친박계에서는 공공연히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복당 문제에 공공연히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일괄 복당을 강하게 요구했던 비박계 역시 상임위원장 선출과 소속 상임위 배정에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비대위의 활동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런 행보에 당 안팎에선 비대위 출범 이후 되레 쇄신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대위의 활동시한이 전당대회 전까지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태생부터 지닌 시한부라는 한계가 '혁신'을 겉돌게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또 한쪽에서는 비대위 인선을 두고 극심한 내홍이 빚어졌던 탓에 인선이 지나치게 '안배'에만 치중, 짧은 기간이나마 당 혁신을 하기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선거를 앞둔 상황도 아니고 뚜렷한 권한도 없이 일단 임무를 시작한 비대위가 계파 갈등과 무관심 속에 결국 흐지부지 활동을 마칠 것이라던 애초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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