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선발투수 김기태의 역투가 잠자던 사자를 깨웠다. 주장 박한이와 맏형 이승엽은 홈런포로 타선을 이끌었다. 최근 3연패, 홈 구장 7연패의 수렁에서 허덕이던 삼성 라이온즈가 17일 대구 홈에서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두산 베어스를 5대2로 꺾었다.
두산은 현재 리그 최강으로 군림 중이다. 두산의 경기를 보면 좀처럼 질 것 같지 않다. 투타 균형이 잘 잡혀 있다. 팀 타율은 1위(0.303)이고 팀 평균자책점도 2위(0.413)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불펜이 다소 약하다는 점. 하지만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막판 뒤집기에도 능하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삼성에 두산은 높은 고개로 여겨진다. 이번 3연전 선발 로테이션상 삼성의 천적인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등 외국인 특급 선발 듀오를 만나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삼성은 평균자책점 9위(5.78)의 부진을 팀 타율 3위(0.290)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했다.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허준혁(3승 2패, 평균자책점 4.37)이 선발 등판했기 때문이다. 남은 두 경기에서 장원준(8승 2패, 3.24)과 유희관(6승 1패, 4.18)이 선발 등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질 경우 자칫 연패가 길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김기태는 2006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2회초 닉 에반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을 뿐, 6과 1/3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오른손 중지 손톱이 들리는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 두산의 막강 타선을 꽁꽁 묶었다. 데뷔 후 첫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 최다 이닝(종전 5이닝) 투구였다.
김기태가 역투를 거듭하자 다른 선수들도 힘을 냈다. 박한이는 0대1로 뒤진 6회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7회말에는 박해민이 역전 1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이승엽은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한이는 8회말 연타석 좌월 솔로 홈런으로 신바람을 냈다. 개인 통산 2번째 연타석 홈런. 마무리 심창민은 4대2로 앞선 8회초 1사 만루 위기 때 마운드에 올라 추가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댓글 많은 뉴스
[커피 한 잔과 청년] '청년의 찾아오는 도시' 위한 대구시 정책은?
이철우 지사 "대구경북신공항 입지 변경은 불가능" [영상]
이재명-문재인 방탄 동맹과 특권 계급의 꿈 [석민의News픽]
문다혜 "검찰, 나를 아버지 잡기 위한 말(馬)로 이용…참지 않을 것"
홍준표 "TK신공항 시간 걸리더라도 더 철저하게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