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지개벽' 김천을 확 바꾼 10년] ②새로운 성장동력 십자축 철도망

김천∼거제·문경·전주 철도 연결…전국 5대 시장 부활 보인다

2012년 5월, 남부내륙철도 건설 촉구를 위해 김천 등 4개 시군 단체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천시 제공
2012년 5월, 남부내륙철도 건설 촉구를 위해 김천 등 4개 시군 단체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천시 제공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가 확정'고시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는 김천시민과 박보생 시장이 지난 10년간 염원하던 십자축 철도망 구축 청사진이 모두 담겼다.

김천시 발전에 큰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될 십자축 철도망 구축계획은 김천시가 인구 30만 명 이상의 자족도시로 성장하는 데 큰 동력이 될 전망이다.

박보생 김천시장 재임 때부터 10년간 꾸준히 추진해온 김천을 중심으로 하는 십자축 철도망 계획은 과연 어떤 그림일까?

◆잊힌 철도 '김삼선'

김천시는 교통망과 이에 따른 물류를 근간으로 성장해 온 도시다.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였던 김천은 조선 후기 전국 5대 시장이 들어설 만큼 큰 도시였다. 조선시대 김천은 역과 함께 발전해 왔다. 당시의 역은 국가통신망의 하나로 말을 관리하는 핵심 기관이었다. 21개 속역을 거느린 김천도 교통과 통신'물류의 중심이었고 자연스럽게 시장이 들어섰으며 경북 서부권의 맹주 도시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19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뒤처지기 시작한 김천은 국가공단을 보유한 구미의 성장을 부러워하는 처지가 됐다.

김천이 이처럼 급격히 세력을 잃게 된 데는 김삼선 철도 건설사업이 중단된 여파가 크다.

김삼선은 김천과 삼천포를 잇는 철도를 말한다. 1966년 11월 9일, 김천 지좌동에 있는 김천성의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박정희 전(前)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진 바 있다.

당시 사업비 90억원을 들여 1976년 완공을 목표로 기공식을 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사유로 제대로 된 공사 한 번 하지 못한 채 사업이 중단됐다.

김삼선 중단과 함께 교통 중심도시라는 명성을 잃고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된 김천은 쇠락을 거듭하게 된다.

◆남부내륙철도로 부활한 '김삼선'

기공식 후 50여 년이 지난 지금, 김삼선은 '남부내륙철도'로 이름을 바꿔 추진되고 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2006년 민선 4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교통 요충지로서 지리적인 장점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미래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십자축 광역철도망 구축이 제일 먼저 되어야 한다"는 정책 판단을 내리고 철도사업 조기추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박 시장의 철도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재임 10여 년 동안 중앙정부와 국회 등 관련 기관에 130여 차례나 조기 추진을 건의했다. 철도 관련 기관이나 연구소, 국회 등에서 개최된 토론회와 세미나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철도 건설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논리적으로 대응해 왔다.

특히, 철도 노선 통과 지역의 시장'군수들과 공동 건의를 위한 간담회를 8차례나 주선하고 개최하는 등 지방자치단체 간의 공동 연대에도 앞장서 왔다.

박 시장이 재임 10년간 만난 철도 전문가는 국립서울산업대학교 철도전문교수를 비롯해 대진대학교 김동선 교수, 유신코퍼레이션 배성일 부사장(철도학 박사),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공단 관계자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박 시장은 남부내륙철도를 추진하면서 국내 철도 전문가들을 모두 만나 자문하고 협조를 구했다. 박 시장의 이런 노력은 잊혔던 김삼선을 남부내륙철도로 부활시켰다.

그리고 2차 계획에서 제외됐던 '김천~문경 전철'도 73㎞에 1조3천714억원을 투입하는 신규 사업으로 반영됐으며, 2차 계획에서 추가 검토 대상사업으로 분류됐던 '김천~전주 동서횡단철도'는 108.1㎞에 2조7천541억원을 투입하는 계획 기간 내 착수 대상 사업으로 반영됐다.

◆십자축 광역철도망에 거는 기대

남부내륙철도가 완공되면 철도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관광 및 농수산 자원이 풍부한 남부권이 서로 연결돼 보다 높은 사업성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김천혁신도시는 접근성 면에서 조기 활성화에 더욱 탄력을 받아 이전 공공기관의 산하기관 유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김천시는 광역경제권 내 성장거점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또 남부내륙철도가 완공되면 진주혁신도시와 남해안 관광지역을 연계해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남부내륙철도와 더불어 동서횡단철도가 건설돼 십자축 광역철도망이 구축되면 김천을 기존의 경부선, 경북선, 경부고속철도를 포함해 5개의 광역 철도망과 혁신도시, 산업단지, 국도 대체 우회도로 등이 연계된 명실 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물류교통의 중심도시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박 시장은 "철도사업 타당성 조사가 비용편익(B/C)분석에 의한 경제성만 따진다면 수도권보다 인구나 경제규모 등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지방은 SOC 사업의 타당성이 높게 나올 수 없다. 이 때문에 타당성 분석에 있어 지역 발전 가중치의 범위를 상향 조정해야 하고, 단순한 경제성 논리를 넘어 국가 균형 발전과 통일시대를 염두에 두고 철도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남부내륙철도 예비 타당성 조사가 이른 시일 안에 통과돼야 한다"고 했다.

◇ '십자축 광역철도망'이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국토교통부가 향후 10년간(2016~2025) 국가철도망 구축의 기본방향과 노선확충계획, 소요재원 조달 방안 등을 담은 국가 중장기 법정계획이다.

이 계획에 포함된 김천의 십자축 광역철도망 사업은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김천~문경 철도, 김천~전주 철도 등이다.

1.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는 2011년 4월 제2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 한국개발연구권(KDI)에서 사업 착수를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2016년 신규사업으로 확정됨에 따라, 정부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확인된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예비 타당성 조사가 통과될 것에 대비해, 통과 즉시 기본설계에 착수하기 위해 지난해 이미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둔 상태다.

2. 김천~문경 철도

'김천~문경 철도 건설'은 제2차 계획에서는 빠졌으나, 수도권과 남부권을 연결하는 경부고속선의 역할이 포화 상태에 있어 다시 추진된다. 수서~여주~충주~문경~김천~진주~거제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 대동맥 구축을 위해 남부내륙철도와 연결이 불가피함에 따라 이번 제3차 계획에 2016년 신규사업으로 반영됐다.

3. 김천~전주 철도

'김천~전주 철도' 사업도 3차 계획 기간 내 주변 여건을 고려해 언제든지 착수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2차 계획에 이어 다시 한 번 추가 검토 대상 사업으로 재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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