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르완다의 농촌 마을 '무심바'. 불과 몇 년 전까지 이곳 주민들은 시장에서 쌀을 사기만 했다. 직접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벼농사를 짓는 방법을 몰라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랬던 이 마을에 그야말로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혁명의 불씨를 심은 건 지구 저편에서 날아온 경상북도 새마을봉사단이었다. 지난 2011년 이곳을 방문한 새마을봉사단은 2년에 걸쳐 논을 조성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전수했다. 르완다는 쌀이 주식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재배 기술이 부족해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새마을봉사단은 국유지를 50년간 무상으로 빌려 논을 조성했다. 벼농사 전문가를 초청해 농사가 가능한지 타진하고 정부의 협조를 얻었다. 첫해 주민 43명은 논 2.3㏊를 개간해 쌀 4천286㎏을 수확했다. 이후 16.7㏊의 논을 맨손으로 일궜고, 벼농사 조합을 통해 마을소득을 7배나 높였다.
#에티오피아 아둘랄라 마을의 가장 큰 숙제는 '물'이었다. 354가구, 1천3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은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했다. 매일 오전 아이들은 당나귀를 몰고 물을 길어야 했다. 왕복 4시간이 넘는 거리였다.
그랬던 이 마을 풍경도 새마을봉사단에 의해 옛말이 됐다. 지난 2013년 5월 이곳을 방문한 새마을봉사단은 3㎞가량 떨어진 하테 마을에서 개발한 지하수를 펌프를 이용해 아둘랄라 마을까지 연결했다. 봉사단은 마을 한가운데 74t에 이르는 콘크리트 물탱크와 수도꼭지도 설치했다. 이제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흘러나온다. 아이들은 옷을 벗어젖히고 온몸을 씻고, 주민들은 물탱크 주변 빨래터에서 연방 비누거품을 내며 빨래를 비비고 있다. 상수도를 개설하기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풍경이다.
새마을세계화사업의 첨병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경북 새마을봉사단이 창설 10주년을 맞았다. 봉사단원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새마을 시범마을에서 낯선 기후와 문화적 차이, 의사소통의 한계 등을 이겨내며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르완다 무심바 마을의 황무지를 옥토로 일구고, 에티오피아 아둘랄라 마을에 물이 샘솟게 하는 등 봉사단원들의 열정과 손길이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새마을봉사단 10년
경북도는 이달 14일 구미 금오산호텔에서 새마을세계화 10년을 함께한 '새마을봉사단 합동 연찬회'를 가졌다. 새마을세계화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경북도 새마을세계화 10년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세계 각국에서 새마을운동 정신을 전파하며 새마을운동을 몸소 실천한 새마을봉사단의 자긍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경북도 새마을봉사단'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 새마을 시범마을에 파견하는 새마을 리더 해외봉사단과 대학생 새마을 해외봉사단, 도내 특성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청년봉사단 등을 포괄한다. 새마을 리더 해외봉사단은 2010년부터 447명, 대학생봉사단은 2007년부터 684명,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2013년부터 1천279명 등 지난 10년간 모두 2천410명의 봉사단원을 배출했다.
봉사단은 새마을세계화 10년의 역사와 함께 개발도상국 최일선에서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전수했다. 새마을운동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 향상과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공헌했다.
이날 행사에선 경북도 새마을세계화사업의 현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새마을봉사단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봉사활동을 되돌아보며 단원 간 유대를 강화하고 봉사 경험을 나눴다. 이를 통해 지구촌 인류 공영을 구현해 나가는 선두 주자 역할을 계속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헌신과 열정으로 참여해 온 봉사단 여러분이 있었기에 경북도의 새마을세계화사업이 지구촌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글로벌 새마을 리더로서 자긍심을 갖고, 앞으로도 새마을세계화 추진에 역량을 결집해 다 함께 잘 살고, 다 함께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새마을봉사단의 역할
새마을봉사단은 문화도 생각도 가치도 전혀 다른 나라에서 주민 스스로가 자립적인 마을 공동체를 만들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조성해 삶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소득 증대, 환경 개선, 의식 개혁 등 현지에 적합한 맞춤형 사업을 주민들과 함께 계획하고 실행한다.
새마을봉사단은 팀별 3~5명씩 경북도가 운영하는 새마을 해외 시범마을에서 봉사 활동을 펼친다. 경북도가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 사업을 관리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봉사단 선발'파견'복무 관리를 담당한다. 파견 기간은 14개월로, 현지 KOICA 사무소에서 1개월간 현지 적응교육을 받은 후 해당 마을 전임 봉사단원들과의 업무 인계인수(1개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시범마을 조성 사업은 마을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5년에 걸쳐 시행한다. 첫해에는 현지에 적합한 사업 추진을 목표로 봉사단원들을 중심으로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 마을지도자, 대학, NGO 등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내는 기초 현지 조사와 함께 마을 길 확장'포장, 마을회관 등 꼭 필요한 기본사업을 수행한다.
2·3년 차에는 기본 인프라를 바탕으로 협동조합 설립, 마을기업 구성 등 기초적인 생활개선과 소득사업을 추진하되 주민총회에서 주민들의 의사에 따라 결정한다. 새마을운동의 원형을 고집하지 않고 주민들 스스로가 자조'근면'협동의 가치를 깨닫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4년 차에는 사업의 정착 단계로, 마을환경 개선과 생산 기반을 확충해 소득 증대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 단계에는 현지 마을지도자와 마을 조직의 능력을 배양해 그들 중심으로 세부사업을 시행한다.
마지막 5년 차는 마무리 및 확산 단계다. 새마을세계화 성공 사례를 인근 지역과 국가로 확산해 해당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다. 5년간 시범마을사업이 끝난 뒤에는 봉사단원들을 더 이상 파견하지 않더라도 주민들 스스로가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새마을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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