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사장 김호성)은 한반도 지진에 대비한 원전의 안전성을 검토하고 경주 지역민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16일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지진 발생과 원전 안전 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경주에서 발생한 9'12 강진 및 여진으로 인해 원전 안전에 대한 지역민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원전의 지진 대비책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원전 현안에 대한 지역민의 참여 활성화를 시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전 정책의 국민 눈높이 소통을 위한 자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환경, 안전, 경제성 측면에서 완벽한 에너지가 없는 실정에서 원자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원자력으로 인한 소모적인 갈등을 지양하고 대화와 숙의를 통한 성숙하고 공정한 공론 형성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손동성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원자력공학부 교수는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원전안전 확보 방안'에 대한 발표를 통해 "실제로 일본과 미국의 원전 지역에서 설계기준을 넘는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원자로는 안전하게 정지됐으며, 원자로 안전계통의 손상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지진을 포함한 자연재해에 대비해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으로 설계됐으나 이번 지진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단층분포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시행함으로써 합리적인 원전 안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지진 발생 시 국민들에게 종합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좀 더 빨리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지진 위험과 원자력 시설의 안전'에 대해 발표를 맡은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진 발생 역사 및 최근 동아시아 일대의 지구구조 환경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동남부에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이에 장기적으로 원전 시설에 대한 세밀한 내진 점검과 보강을 시행하고 향후 원자력 시설물 부지 선정과 관련, 민관이 참여하는 정밀 조사 등을 실시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신뢰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김진우 연세대학교 특임교수가 좌장을 맡아 김규태 동국대학교 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김복철 한국과학기술연구회 정책지원본부장, 이상기 경주 경실련 원전정책연구소장, 이인호 소비자교육중앙회 경북지부 회장이 참여해 토론을 이어갔다.
김규태 동국대 교수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기술적인 진단이 정량적으로 진행돼야 하고 이에 따라 각 원전별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책 수립 시에는 제3자 검증 등 객관적인 검증이 진행되는 '3단계의 안전성 검증 시스템'을 제시했다.
김복철 본부장은 "향후 잠재적인 지진 재해로부터 국민과 원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국민안전처, 기상청 등을 주축으로 '국가지진방재종합대책'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활성 단층을 포함한 주요 단층 분포 및 지반 속도구조 모델 등을 장기적으로 파악하고 그 결과가 종합적인 후속대책으로 연결,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기 연구소장은 "지진 발생 가능성과 잠재된 위험성을 피할 수 없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력과 관련된 재난 대응 시나리오나 매뉴얼을 개발해 원전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재난방재 훈련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호 회장은 "원전의 의존도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원자력에 대한 국민 소통이 미미한 상황에서는 국민 대부분의 인식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투명한 정보공유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선행돼 국민들이 안심하고 원전을 신뢰하는 계기가 마련될 때 지역 주민들과 상생하는 원자력 산업의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이 해일이라고 하는데 국내 원전은 해일에 대해 어느 정도의 대비책을 갖추고 있느냐'는 김준환 씨의 페이스북 질의에 대해 손동성 교수는 "기본적으로 원전은 최대 15m의 해일에도 안전할 수 있도록 해안방벽을 갖추고 있으며 해일이 원전을 덮쳐 전원이 소실된 후쿠시마와 달리 국내 원전은 재해로 인한 비상시에도 전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돼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현장에 참가한 조윤미(35'경주 동천동)는 "계속되는 여진으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오늘 나온 많은 제안들이 논의에서 끝나지 않고 안전한 원전을 만들기 위한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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