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조창으로 듣는 '회재 이언적' 왕보다 백성에게 충성한 선비

김영리 명창이 시조창 맡아…26일 경주예술의전당 공연

회재 이언적의 일대기가 시조창으로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지난해 말 공연된
회재 이언적의 일대기가 시조창으로 무대에 오른다. 사진은 지난해 말 공연된 '최치원 선생의 혼담은 김영리의 소리' 일부.

"좋아하고 싫어하고 취하고 버리는 것이 의리에 맞고 많은 사람의 정서에 화합하면 반드시 천심과 합치할 것이다." -회재 이언적의 '일강십목소'(一綱十目疏) 중-

진작에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고, 민심을 들으라고 말하는 이가 있었더라면. 대통령에게 당당히 의견을 말하는 이가 주변에 있었더라면.

'이러려고 내가 투표했나' 싶은 자괴감이 드는 요즘. 조선시대 서슬퍼런 절대 권력, 임금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한 선비의 일대기가 우리 소리에 실려 무대에 오른다.

조선 중종 때 문신인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1491~1553)의 인생 이야기다. 회재는 왕에게 충성하기 전에 백성을 우선시한 선비였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경주 양동마을 선조 중 한 명이다.

공연은 회재와 주변인들이 쓴 시조를 창으로 전하는 것이 골자다.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달을 위한 창극이 중간중간 들어 있다. 뮤지컬 형식인데 노래가 시조창이다. 시조창은 김영리(사진) 명창이 맡는다.

시조창은 지난해 말 국내 최초 창작 소리극인 '최치원 선생의 혼담은 김영리의 소리'에서 소개된 바 있다. 아당 채숙자 선생의 20주기 추모를 겸한 공연이었다.

한글 시조에 곡조를 붙여 부르는 시조창은 자칫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배우가 한시를 낭송한 다음 한글로 재차 낭송한다. 여기에 자막을 띄워 이해를 돕는다. 그 뒤 김영리 명창이 시조창으로 내용을 풀어간다.

시조창 '회재 이언적'은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26일(토) 오후 5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초등학생 이상 입장할 수 있다. 관람료는 없다. 문의 010-3527-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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