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대구자연과학고등학교에서 대구시교육청이 주최하고 대구중등수석교사회와 중등협력학습지원단이 주관한 '대구, 좋은 수업으로 물들다'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수석교사들의 '교육 기부'로 열린 것으로 중등 수석교사 37명 전원과 중등협력학습지원단 소속 교원 40여 명이 참여했다.
강당에는 국어, 수학, 영어, 예체능 등 8개 영역 소속 교사들이 부스를 차려 수업 결과물을 전시했다. 본격적인 수업 축제에 앞서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의 특강 및 수석교사들의 미니 공개 수업이 열려 교사들이 수업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하는 시간이 됐다.
◆특강, '평가 방법 개선으로 교육 혁신'
행사에 앞서 이날 특강자로 나선 황선준 경남교육연구정보원장은 '미래 사회와 교육 혁신'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황 원장은 1980년대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나 스웨덴 국립교육청에서 오랜 기간 교육전문직으로 일했다.
특강에서 황 원장은 평가 방법 개선을 통한 교육 혁신을 강조했다.
황 원장은 "교사들은 학생이 놓칠 만한 문제를 시험에 내는 경우가 많은데,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두 개 정도 내는 게 좋다"며 "외워서 답할 수 있는 문항은 좋지 않으며 교사들은 과목, 학년별로 좋은 문항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학생들의 지적 복합성을 향상시키려면 서술형'논술 평가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채점 기준에 대한 민원이 많아져 교사가 힘들더라도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우리 학생들을 구하려면 누군가는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교육철학인 '교육 민주주의'도 역설했다.
황 원장은 "정부나 교육청 사업을 상당 부분 폐지하면 공문 등 교사들의 업무가 줄어들어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고 돌보는 본연의 일에 더 집중하게 된다"며 "모든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고 학교가 가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소외계층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다"고 했다.
◆수업 결과물을 통한 활발한 수업 나눔
한편, 대강당 곳곳에서는 과목별 수석교사와 중등협력학습지원단 소속 교사들이 준비한 부스가 마련됐다. 각 부스에서는 수업 중 학생들이 쓴 활동지와 실습물이 전시돼 참가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교사들은 강당을 돌아다니며 수석교사들에게 평소 갖고 있던 수업 고민이나 학생 지도법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특성화고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3D프린터로 제작한 물건과 설계 도면 등을 전시했다. 이원수 수석교사는 "각종 기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탐구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 협력 학습이 되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일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자동차에 관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스케치해 3D프린터로 구현한 자동차 모형 역시 주목받았다. 특히 태국의 한 고등학교와 페이스북을 통해 학습과정을 교류하면서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도 길러주고 있어 호평을 받았다. 최돈근 수석교사는 "학생들의 활동을 수업을 뛰어넘어 사회 각 분야와 연결해주고 있다"며 "학창시절부터 소통'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술'가정과 부스에서는 중학생이 수업 중 꼼꼼히 기록한 활동지들이 이목을 끌었다. 특히 김장환 교사는 기술 과목에 '비주얼 싱킹' 수업 기법을 적용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장환 수석교사는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기술의 발달로 예상되는 문제점 및 대비책을 배웠다면, 활동지에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시각적으로 그린 뒤 글로 요약하도록 하고 최종적으로는 '논술문 쓰기'로 연결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강당 한편에서는 지역 사범대 학생들이 수업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을 가져와 전시한 공간도 있었다.
◆수석교사들의 '미니수업'
이날 각 과목 수석교사들은 '미니수업'을 열고 다른 교사를 대상으로 자신의 수업 노하우를 공개했다. 미니수업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나누어 진행됐다.
이날 '영어 독서 수업, 어떻게 할까요?'라는 주제로 수업한 영어과 권명옥 수석교사는 "영어 독서활동은 최대한 교과서 단원과 연결해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중학생의 경우 '시 쓰기'와 같은 활동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큰 틀은 가르쳐 주고 진행했다"고 했다.
서진교 수석교사 회장은 "대구중등수석교사회는 앞으로도 교육 기부의 일환으로 매년 수업 나눔과 기부를 위한 행사를 열 것"이라며 "더욱 많은 선생님과 수업에 관한 고민을 함께하며 대구교육의 미래와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좋은 수업을 펼쳐오신 분들과 함께 진솔하게 수업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대구 수업 변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기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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