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개장 첫해부터 KBO리그의 '홈런 공장'으로 떠올랐다. 팔각형 구조상 왼쪽과 오른쪽 중간 펜스로부터 홈까지의 거리가 짧아 홈런이 양산됐기 때문이다.
새 야구장은 산자락을 끼고 있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여덟 팔(八) 자 형태의 외야 펜스가 삼성의 성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펜스가 부채꼴 형태로 설치됐다면 가운데 펜스와 좌·우중간 펜스의 거리가 별 차이 없으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가운데 펜스 양쪽 끝자락에서 파울라인까지 펜스가 직선으로 뻗어 있는 구조다.
이 같은 모양 탓에 새 야구장의 좌중간과 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는 부채꼴 형태인 대구시민운동장의 외야 펜스에 비해 홈까지 거리가 5~6m 짧아졌다. 다른 구장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그라운드가 가장 넓은 구장으로 꼽히는 곳은 잠실구장. 이곳은 좌·우중간 펜스의 거리가 117m 정도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경우보다 약 10m가 더 길다.
실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선 많은 홈런이 터져나왔다. 포항, 울산, 청주 등 각 구단의 제2 홈구장을 제외할 경우 10개 구단이 쓰는 야구장은 모두 9곳. 잠실구장은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함께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중 경기당 홈런 수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SK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2.65)이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2.45개로 2위였다. SK가 팀 홈런 2위(182개), 삼성이 5위(142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런 공장이라 불릴 만하다.
홈런이 양산되는 새 야구장의 환경은 삼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까. 올 시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런은 모두 162개. 이 가운데 삼성이 친 것은 65개에 그쳤고 상대팀이 기록한 홈런은 97개였다. 팀 홈런이 116개로 최하위인 kt 위즈도 대구에서 가장 많은 홈런(17개)를 쏘아올렸다. 삼성에게 새 야구장 구조는 오히려 불리한 요소였다고 할 수 있는 통계다.
이는 시즌 전 우려했던 대로였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석민(NC 다이노스)과 야마이코 나바로(일본 지바롯데 마린스)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둘은 74개의 홈런을 합작했다. 올 시즌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최형우(31개)와 이승엽(27개)뿐이다. 펜스가 가까워도 넘길 선수가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즌이 마무리된 후 펜스를 높이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펜스를 뒤로 물리는 게 쉽지 않다면 차라리 기존 펜스 위로 철망을 치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기존 선수들의 장타력을 키우고 거포를 발굴·충원하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펜스 높이를 조절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며 "선수단과 교감하면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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