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부지만 은근 경쟁심 느껴, 평창서도 동반 우승해야죠"

장반석-김민정 경북 컬링 부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녀 컬링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은 경북체육회의 장반석(오른쪽)-김민정 감독이 4일 보금자리인 의성컬링센터에서 포즈를 취했다. 둘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2010년 결혼한 부부다. 이희대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녀 컬링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은 경북체육회의 장반석(오른쪽)-김민정 감독이 4일 보금자리인 의성컬링센터에서 포즈를 취했다. 둘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2010년 결혼한 부부다. 이희대 기자

내년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나란히 메달을 꿈꾸는 부부가 있다. 3일 끝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3차 선발전(한국컬링선수권대회 3차전)을 통해 동반으로 태극마크를 단 경북체육회 남녀 컬링팀의 장반석(35)-김민정(36) 감독이다.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두 감독이 6세, 3세의 아들 둘을 둔 부부라는 사실은 일부 컬링인만 알고 있다. 컬링이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가족 스포츠로 발전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온 가족이 참여하는 스포츠로 인기를 끌지만 두 감독이 경기장 안팎에서 가족 티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표팀과 경북컬링협회를 좀 더 들여다보면 김민정 감독과 남자 대표팀의 김민찬 선수는 남매 사이고, 한국 컬링의 선구자 역할을 한 김경두 대한컬링협회 부회장은 이들 남매의 아버지이다. 또 남자 대표팀 오은수 선수의 아버지는 오세정 경북컬링협회장이다.

장 감독 부부는 대구 지봉초교 동창으로 지난 2006년 컬링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다시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컬링 경력만 보면 김 감독이 선배다. 김 감독은 경북여고 다닐 때부터 대구를 대표하는 엘리트 선수로 각종 국내외 대회에 출전했다. 경북체육회 팀의 맏언니로 맹활약한 그는 은퇴 후 감독을 맡아 후배들을 이끌고 있으며 방송사의 컬링 해설위원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장 감독은 취미로 동호회에서 컬링을 즐기다 대구 대표로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그는 대구 수성구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2010년 김 감독과 결혼하면서 컬링 지도자 겸 경북컬링협회를 운영하는 행정가로 변신했다.

장 감독 부부는 4일 보금자리인 의성컬링센터로 돌아오자마자 평창 대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장 감독은 "국가대표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 컬링이 인기 스포츠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컬링 2세대쯤 된다. 비인기 종목인 컬링을 어느 정도 반석 위에 올려놓은 1세대 선배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 컬링이 가족 스포츠로 더 사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두 감독은 대회 때는 보이지 않는 경쟁으로 서로 채찍질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남자팀이 먼저 우승을 확정했는데, 여자팀 앞에서 지나치게 좋아해 축하하면서도 샘이 났다"며 "우리 부부는 은근히 경쟁하면서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의 능력을 알아보고 먼저 프러포즈했다"며 "평창 대회에서 남녀 모두 시상대에 서도록 남은 기간 김 감독,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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