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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보는 고사성어]<23>독불장군(獨不將軍,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는데 혼자서만 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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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一鼎) 이창수 서예가
일정(一鼎) 이창수 서예가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독불장군' 포포프…; 독불장군 머스크…; '독불장군' 네타냐후; 제국의 독불장군식 행보가 초래한 고립의 부메랑…." 국내외의 독불장군들이 거론된다. 제멋대로 행동하기 좋아하는 사람,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독단적・고집불통의 저돌적인 인간 군상들이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은, "홀로 독, 아닐 불, 장수 장, 군사 군"으로, 글자 그대로 읽으면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정반대의 뜻으로 "혼자서만 장군이다"라고 쓰인다. 두 가지 모순되는 뜻을 다 살리면,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는데 혼자서만 장군이다"가 된다. 독불장군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보이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무슨 일이든 자기 생각대로 혼자서 처리하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에게 따돌림을 받는 외로운 사람"으로 정의하고, 마지막에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라는 뜻을 함께 적어두었다. 이런 기이한 현상만큼 그 유래를 추측하기가 쉽지 않다.

독불장군이란 사자성어는 조선시대의 자료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울산 지역에 거주한 농촌지식인 심원권(沈遠權, 1850~1933)이 1870년부터 1933년까지 기록한 생활일기 『심원근일기(沈遠權日記)』・상 '1882년 정월 29일'조에 처음 등장한다. "혼자의 힘은 많은 사람의 힘만 못하다. 오늘 '혼자서는 장군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많은 사람의 힘은 감당하기 힘들 뿐이다"(獨力不如衆力, 今日始覺獨不將軍, 衆力難當耳). 여기서 이 당시 독불장군이 이미 일상화돼 있었음을 살필 수 있다.

이어서, 1909년 12월 10일 자 『황성신문』 기사에 "독불장군(獨不將軍) 포천군에는 일진회원이 수십인이더니…"라며, 일진회원들이 모두 탈퇴하고 지회장만 남은 상황을 보도한 데서 나온다. 아울러 1920년 8월 25일 자 발간 『개벽』 제3호에 효종생(曉鍾生, 1891〜1965)의 글 가운데서도 보인다. "고독이니 독신이니 독불장군(獨不將軍)이니 하는 모든 '독'자(獨字)는 좋은 것이 없다. 그중에 석가모니의 천상천하에 유아독존(唯我獨尊)이란 '독'자는 예외로 봐주시오."

그리고 1928년 5월 21일 자 『동아일보』에 "독불장군(獨不將軍)의 장작림(張作霖) 강경히 최후 일전 주장"이라는 기사가 난다.

이런 흐름 속에 드디어 책 제목으로까지 독불장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재선(趙在善)이 발행한 구활자본 고소설 『독불장군(獨不將軍)』이다. 하지만 1927년 8월 18일, 조선총독부 산하 경성지방법원 검사국 문서에서 '불허가출판물'로 지정한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당(四溟堂)이 일본에 건너가 풍운조화(風雲造化)의 법술(法術)로 일본왕의 학대를 물리치고 항복문서를 받아왔다"라는 내용 때문이다. 이 책은 1928년 3월 1일 화광서림에서 간행, 그 뒤 1931년, 1932년에 각각 재발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렇게 보면, 『심원근일기』에서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라는 게 "무슨 일이든 자기 생각대로 혼자서 처리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불교의 '자기만의 깨달음으로 부처가 된 자'라는 독각성불(獨覺成佛)을 줄인 '독불'에 '장군'을 붙여서 썼던 탓일까. 아니면 '불(不)' 자를 '불통(不通)'으로 읽어 "혼자 독단적이어서 불통인 장군"이란 뜻으로 통용됐던 탓일까? 여러 추측이 가능하나, 확실하지 않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각박한 시대다.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 여기저기 독불장군이 나타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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