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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문 박사의 "공부야 놀자"] 시험불안, 왜 생기며 어떻게 이겨낼까

설기문 박사
설기문 박사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불안이 있는데, 특히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경험하는 불안이 바로 시험 불안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시험 앞에서는 마찬가지로 불안을 경험한다. 현실 속에서 시험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환영받지 못하는 대상인 것은 틀림없는 듯하다. 시험 불안 자체는 심리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은 몸의 반응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시험 불안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 불면, 섭식장애, 식은땀, 위장 및 대장 장애, 손 떨림과 머릿속이 하얘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등의 문제로 드러난다. 실제로 학교에서의 큰 시험과 특히 국가적 시험인 수능이 다가올 때면 많은 학생들이 시험 불안과 관련한 이러한 심신의 장애나 증상 때문에 심리상담이나 최면치료를 요청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시험을 싫어하고 두려워할까? 그 이유를 분석해봄으로써 시험 불안을 이겨내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시험은 자신의 지식수준이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과정이고 수단이다. 그래서 시험 결과를 통해서 앞으로 개선하거나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만약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공부와 학습 성과가 어떠한지, 그 과정에서 어떠한 결함이 있는지를 알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시험은 학습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며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이러한 시험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좋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시험을 통하여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시험에 대한 인식은 그 반대인 것 같다.

시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아마도 그와 관련한 과거의 부정적 경험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왜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가에 대해 질문을 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대답을 얻게 된다. "시험을 잘 못 칠까 봐" "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올까 봐" "시험을 잘 못 쳐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야단맞을까 봐" "친구들보다 못한 성적이 나올까 봐."

모두가 부정적인 대답이다. 이는 곧 과거에 그와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서 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학습 성과에 대한 칭찬이나 격려를 받거나, 성적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당한 경험을 해 보지 않았다면 시험에 대한 불안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든 시험이 반드시 나쁜 결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거나 뜻밖에 문제가 쉬워서 운 좋게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얻을 때도 있다. 또한 시험을 잘 쳤다는 이유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칭찬받고 보상을 받았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러한 긍정적 경험은 쉽게 떠오르지 않고 부정적인 스트레스 경험들이 더 많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험 불안을 이겨 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바로 이런 심리적 배경이나 불안을 경험했던 과정을 염두에 두면서 좀 더 냉정하게 자신과 시험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불안 게이지라는 것이 있다. 앞의 칼럼에서 이미 소개했던 집중력 게이지라는 것을 응용한 것이 불안 게이지이다. 불안 게이지는 현재의 온도를 수치로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이 자신의 불안 정도를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도 상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불안을 경험할 때면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되 온도계를 상상하면서 그것을 불안 게이지라고 여겨보라. 그리고 자신의 불안 정도가 얼마나 될지 추측하고 측정해보라. 계속적인 심호흡과 더불어 이완상태를 유지하면서 수은주가 조금씩 하강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여유 있게 조금씩 내려가는 상상을 하라. 수치가 내려갈수록 불안 정도도 함께 내려갈 것이고 마음은 더욱 안정될 것이다. 이런 연습을 반복함으로써 긍정적 잠재의식이 자극되고 심리적 안정감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시험불안 극복을 위한 방법에는 또 다른 것이 있는데, 이는 다음 주에 계속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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