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망 홍콩 이층버스 참사…"운전기사, 승객과 심하게 다퉈"

홍콩 시내 도로에서 승객을 가득 태운 이층버스가 전도돼 19명이 숨졌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빈과일보에 따르면 10일 오후 6시쯤 홍콩 타이포루(路)에서 872번 이층버스가 좌측으로 전도돼 19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사망자 19명 중 15명은 남성, 4명은 여성으로 확인됐다. 18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부상자 63명 중 29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9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버스는 샤틴 경마장에서 타이포 지역으로 과속으로 달리던 중 내리막길에서 갓길 방향으로 전도됐다. 사고로 버스 차체는 심하게 훼손됐고, 유리창 등이 대부분 깨졌다.

오후 9시 30분 무렵 구조대가 본격적인 구조 작업을 벌일 당시 승객들 대부분은 버스 안에 부상한 채 쓰러져 있었다. 생존자들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 버스 기사와 일부 승객이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고 증언했다.

버스 기사가 출발 예정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하자 일부 승객이 큰소리로 꾸짖었고, 이에 기사와 일부 승객 사이에 욕설까지 주고받는 심한 말다툼이 벌어졌다.

한 승객은 "일부 승객이 꾸짖자 그는 기분이 몹시 나쁜 것처럼 보였고, 이후 비행기를 모는 것처럼 버스를 몰았다"고 전했다.

다른 승객은 "그는 굉장히 빨리 버스를 몰았고, 내리막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며 "버스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때 그가 운전대를 놓은 것처럼 느껴졌다"고말했다.

생존자 한 명은 "버스는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고,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난 후 버스가 뒤집혔다"며 "승객들이 여기저기 내팽개쳐지고 다른 사람 위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사고가 날 당시 버스 안은 회전하는 세탁기 내부와 마찬가지였다"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척추 골절상 등을 당했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머리를 심하게 다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속으로 사고를 일으킨 버스 기사는 냉혹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고 후 버스에서 기어 나온 기사는 경찰에 신고한 후 버스 안의 부상자들을 지켜보기만 할 뿐 이들을 구조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 기사들에게 메신저 왓츠앱으로 문자를 보내기까지 했다.

사고를 낸 30세 기사는 2014년부터 이 버스 회사에서 일했으며, 지난해 9월 파트타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버스 기사를 체포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기사의 사고 당시 심리 상태와 버스 주행 속도, 정비 결함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스 기사가 음주 운전이나 졸음운전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홍콩영사관 측은 사고 피해자 중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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