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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북한·중국 철도 연결 긍정적 검토에 '한일해저터널' 다시 부각, 우리 득실은? 유라시아 철도망도 일본 패싱?

대한해협. EnCyber.com
대한해협. EnCyber.com

한중일 3국 정상이 9일 일본 도쿄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의 리커창 총리 간에 '서울-신의주-중국 철도 건설' 관련 논의가 오갔고, 향후 조사연구 등 추진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바다 밑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안은 당장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 간 대화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앞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철도 연결에 대한 긍정적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날 한국과 중국 간에도 실제 추진을 검토키로 하면서, 그 다음 수순으로 한일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일본의 요구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유라시아 철도망+한일해저터널, 한국에 득일까 손해일까?

한국, 북한, 중국이 합심해 철도를 연결하면, 이는 유럽에서 러시아 시베리아와 중국을 지나 한반도의 목포 또는 부산까지 이르는, 세계 경제를 뒤흔들 유라시아 철도망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데, 여기에 일본이 어떻게든 가세하려들 것이라는 게 이전부터 꾸준히 나온 예측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한일해저터널 건설이 유라시아 철도망 구축시 한국이 주도권을 잡는 결정이 될지, 아니면 일본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정이 될지 면밀히 보고 판단해야한다는 것.

현재 안보 관련 일본 패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 등 경제망 구축에서까지도 일본이 제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한편으로는 경제력만큼은 동북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일본이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매개로 하는 유라시아 철도망으로의 합세를 자신들의 경제력으로 충분히 관철시킬 수 있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한일해저터널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구상

한일해저터널 구상은 1930년대 일본에서 시작됐다. 당시는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져 있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이 조선과 만주 등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본 본토와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차원에서 구상됐다.

그러나 1945년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망한 후 한동안 이야기가 나오지 않다가 1980년대 들어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논의도 다시 떠올랐다. 큰 시장인 유럽과 일본을 연결하는 차원에서 한일해저터널 연구가 활기를 띠었다. 이때까지도 한국은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위치는 거제도~대마도~이키섬 잇는 방안 오래전부터 검토

한일해저터널은 어디에 놓일 수 있을까? 한국의 거제도, 일본의 대마도(쓰시마섬), 일본 나가사키 옆 이키섬 등을 통과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들을 통과하지 않고 바다 밑에 건설하는 것보다는 중간 경유지를 둬 터널 관리 및 관광과 연계할 수 있어서다. 실제 공사에서도 유리하고, 사고 등 비상시 피난을 위한 거점으로도 3개 섬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들 3개 섬이 있는 대한해협 내 부산해협(대한해협 서수로), 쓰시마해협(대한해협 동수로), 이키해협 등은 수심이 최대 230m 정도로 현재 기술로 터널 굴착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다만 해저 지반은 구간마다 유불리가 있다. 쓰시마해협과 이키해협은 퇴적암, 화성암, 현무암 등 비교적 단단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한해협은 암석화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상대적으로 덜 단단한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기술적 보강이 필요하고, 아울러 긴 공사 기간을 염두에 두고 계절 태풍과 빠른 조류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류 수송에 방점 찍히고 북한 가치 재평가로 경제성 문제 없을듯

한일해저터널은 인력 수송보다는 물류 수송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현재 저비용항공사들이 한국과 일본 간 노선을 크게 확대해놨고, 훼리선 등 선박도 운영중이다. 따라서 이 해저터널의 교통수단으로는 일본~한반도~중국~유럽 간에 선박보다 저렴하게 물류를 수송하려는 철도가 제일 주목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관광에 있어서도 고속철도의 경우 부산~후쿠오카의 항공편이 40여분 걸리는 것과 비교해 비슷한 시간에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자동차 도로까지 연결될 경우 자가용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갈 수 있는 매력이 크게 어필될 것으로 보인다.

해저터널 공사비는 2000년대에 여러 언론이 80조원정도로 추산한 바 있다. 경제성은 선박 중심 물류에 대한 고민과 관광업의 꾸준한 호황으로 당시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북한의 지하자원, 노동력, 소비시장, 관광자원 등에 대한 재평가가 최근 이뤄지면서 북한으로 교통망을 이으려는 주변 국가들의 수요가 막대한 규모로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저터널의 해외 대표 사례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도버 해협을 잇기 위해 1994년 개통한 '채널터널'이다. 도버 해협은 32km, 한국과 일본 사이 대한해협은 200km로 약 7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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