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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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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국어 교과에서는 '협상'을 화법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로 다루고 있다. 협상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타협하고 조정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협상이 국어과 교육과정에 중요한 내용으로 들어온 이유는 우리 사회에는 개인이나 집단 간에 견해와 주장 차이로 인한 갈등을 협상을 통해 타협하고 조정하면서 풀어가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이해 당사자끼리 서로의 이익과 주장이 상반될 때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려 하는 생각은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 반면 서로의 의견과 주장의 차이를 협상을 통해 조정하고 서로 만족하는 대안을 찾아가는 방법은 힘에 의한 일방적인 해결보다 훨씬 비용을 적게 치르는 방법이다.

협상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협상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이때의 이익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명분, 자존심, 평화 등과 같은 무형의 것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남북 간의 협상은 대치 상태로 이익을 보는 세력에게는 필요가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치 상태나 전쟁보다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성립한다. 협상이 시작되면 협상 당사자들은 최대한 이익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관계이면서 협상 타결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된다. 이 말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지키면서 교섭 범위 내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과 상대방의 요구와 이익을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대안을 갖추어야 하며, 자신의 제안이 상대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려시대 거란이 80만 대군을 이끌고 왔을 때 서희는 거란 장수 소손녕이 "우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바다 건너 송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말을 듣고 거란의 요구와 이익을 간파하였다. 그래서 송나라와 단교하고 요나라 연호를 사용하기로 하는 명분을 주고 거란군을 돌아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압록강 주변의 여진족 때문에 왕래가 드물었다는 이유를 들어 압록강 유역의 땅까지 얻게 되었다. 서희는 거란의 의도를 간파하고 적절하게 교환할 수 있는 이익을 제시했기에 고려를 구해낼 수 있었다. 협상을 할 때 아무것도 주지 않고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는 없는 법이다.

민송기 대구능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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