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폐기물처리장 이르면 2023년 사용연한 끝… "장기대책 세우고 있나?"

성서소각장 2023년 사용연한 도래, 방천리매립장은 2066년으로 비교적 안정적

10일 대구 달성군 방천리위생매립장 모습.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0일 대구 달성군 방천리위생매립장 모습.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의 폐기물처리시설들은 한계 상황이다. 지역에 조성된 폐기물 처리시설들의 내구연한이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발생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신규로 공공폐기물 처리장을 짓긴 어려운 상황이어서 쓰레기 처리 대란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인데도 대구시의 폐기물처리 대책은 여전히 '깜깜이' 수준이다. 처리 대책도 명확하지 않고, 관련 정보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폐기물처리장 내구연한 종료 임박

대구에서 가동 중인 폐기물처리시설은 성서생활폐기물소각장(이하 성서소각장)과 방천리환경자원사업소 위생매립장(이하 방천리매립장), 민자투자 방식의 대구그린에너지㈜ 폐기물에너지화(SRF) 소각장 등 3곳이다. 달성2차산업단지 폐기물처리장도 있지만 폐기물 공급량 예측 실패로 10년째 놀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 폐기물처리장의 내구연한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1993년 성서2차산업단지에 조성된 성서소각장의 경우 소각로 2곳 중 1호기는 2016년 폐쇄됐고, 2·3호기(1998년 준공)도 오는 2023년 가동이 중단될 전망이다.

폐쇄된 소각로 1호기의 역할은 방천리매립장 인근에 민간 투자로 지은 대구그린에너지가 맡고 있다. 이 곳은 대구 전역에서 수집한 생활폐기물 중 가연성 폐기물만 소각하면서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폐기물에너지화(SRF)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로선 대구 공공소각장의 총 소각용량은 하루 900t이지만, 성서소각장 2·3호기가 폐쇄되면 하루 600t으로 줄어든다.

타지 않는 폐기물을 매립하는 방천리매립장의 사정은 다소 나은 편이다. 1990년 조성한 방천리매립장은 오는 2066년까지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체 85만3천㎡ 부지를 12단계 구획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사용하는데, 올해는 2단계 매립지를 사용하고 있다. 매립량이 늘면 각 구획의 매립 연한이 줄어드는 식이다.

2008년 대구시가 355억원을 들여 조성한 달성2차산단 폐기물처리장은 하루 50t 규모의 폐기물을 소각할 수 있지만, 공급되는 폐기물이 7t에 불과해 10년 째 놀리고 있다.

◆근시안적인 대구시의 폐기물 정책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대구시의 폐기물 정책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이 좀처럼 줄지 않는데도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이유다.

대구시에 따르면 가구 당 하루 평균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2015년 0.91㎏에서 지난해 0.96㎏으로 증가했다. 재활용품 분리배출이나 비닐 쓰레기 줄이기 등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이 별다른 효과가 없는 셈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 쓰레기 배출량 감소 정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민 반발 등으로 폐기물처리장을 추가 설치하거나 재가동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달성 차산단에 이어 테크노폴리스, 이시아폴리스 등 신규 산업단지의 경우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규정 완화와 제조생산업체 감소, 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공공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지 않고 민간 폐기물처리장 사용을 유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과거 달성2차산단 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한 뒤 부족한 폐기물을 다른 지역으로부터 가져와 운영하려 했지만 폐기물 반입을 반대하는 주민 반발에 부닥쳐 무산됐다"면서 "소각장과 매립장을 설치 또는 재가동하려면 설비 교체, 주민 설득, 보상 등 넘어야할 과제가 많다. 차라리 철거 후 다른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다양한 대책 검토 중"

환경단체들은 대구시의 소극적인 폐기물 정책은 책임 회피라고 지적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주민 반대가 심하다고 해서 폐기물 처리 문제에 소극적이거나 정책 공개에 소극적인 건 행정의 책무를 숨기거나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시민 캠페인을 통해 소각폐기물 감소를 유도하고, 매립장의 연한을 늦추는 과학적 시스템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폐기물 소각량을 줄이면 소각재 매립량도 줄어들어 자연히 매립 연한도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는 매립장에 매립장 심층부에 고여 있는 침출수를 모아 매립지 상부에 뿌리는 '바이오리액터 공법'을 적용하면 매립 폐기물을 더욱 빨리 썩히고 지반을 안정화시켜 매립 가능한 용량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성서소각장 2·3호기의 내구 연한이 끝나는 2023년쯤 소각로를 리모델링하거나 재건축해 가연성 산업폐기물만 따로 처리하는 소각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환경오염을 생각하면 소각장과 매립장을 늘려 대기·토양오염 가능성을 높이는 것보다 폐기물 배출량 감소하고 매립 폐기물보다는 소각 폐기물을 늘려 없애는 편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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