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38분간의 비공개 단독 면담을 포함해 총 55분가량 대면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정오께 환영 행사가 열린 교황궁 광장에 도착해 간스바인 궁정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궁정장관으로부터 도열한 8명의 교황 의장단을 소개받은 문 대통령은 의장단과 인사를 나눈 후 교황궁 안으로 입장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낮 12시 4분께 만난 두 사람은 면담 장소인 교황궁 2층 서재로 함께 이동했다.
문 대통령과 교황은 취재진 앞에서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의 두 손을 꼭 잡은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 역시 "만나 뵙게 돼 반갑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방문했지만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합니다"라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이어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면서 "오늘 '주교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 때문에 아주 바쁘실 텐데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하게 해주셔서 배려에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서재 의자에 착석한 문 대통령과 교황의 비공개 단독 면담은 12시 10분부터 시작됐다.
이 면담에는 대전교구 소속으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파견 근무 중인 한현택 신부만이 통역으로 배석했다.
단독 면담은 12시 45분께 종료됐다.
면담 종료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 측 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강경화 외교·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내외,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몰타기사단 회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문 대통령을 수행했다. 박 회장은 스페인어로 교황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준비해간 성모마리아상과 예수그리스도 부조를 교황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이는 한국 조각계 원로이자 한국교회조각의 현대화와 토착화에 기여한 최종대 조각가의 작품으로, 한국인의 얼굴을 한 소박한 모습에 성스러움을 담아 종교적으로 승화한 작품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교황 역시 올리브가지와 성모마리아상, 묵주,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담긴 기념품과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상 등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들은 선물의 의미를 서로에게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성모마리아상을 소개하면서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했고, 교황은 "감사하다. 너무 아름답다"며 만족해 했다.
교황은 올리브 가지를 선물하면서 "로마 예술가가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 책을 선물하면서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 보호에 대한 저의 책들"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번역해 놓은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며 "원어대로 번역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교황님이 무신론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기념촬영을 한 문 대통령과 교황은 12시 59분께 모든 면담을 마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퇴장하면서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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