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8일 뉴욕에서 예정됐던 '폼페이오-김영철' 미북 고위급회담이 전격 취소되었다. 사실 이는 놀랍기보다는 어느 정도 예측된 사실에 가깝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든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북한이 사고를 치지 않고 조용히 있어 주기만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초 폼페이오 방북이나 10월 말 유럽에서의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부상 간의 접촉 시도, 중간선거 이틀 뒤인 8일 미북 고위급회담 등은 모두 북측이 중간선거 전에 사고(?)를 쳐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경 쓴 '미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someday"라고 말하며 "내년 초 언젠가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서둘지는 않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트럼프를 보면 그는 이제 미북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별로 없을 거라는 현실적 인식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한이 지금껏 협상전술로 써먹던 '살라미 전술'을 역차용해서 미국 또한 천천히 진을 빼며 북한이 하는 만큼만 대응하겠다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 '문재인 정권'의 현실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9월 말 평양 방북 직후 미국에 가서 '일단 종전선언을 해주고 북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다시 취소'라는 말을 했고 10월에는 EU와 유럽 여러나라를 순방하며 '대북제재 완화'를 외쳤다.
또 지난주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미북 고위급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보다 미북 싱가포르 합의의 4개 기둥인 '미북 신뢰 회복 평화체제 구축' 등에 먼저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했다가 미북 고위급회담이 취소되자 할 말이 없어진 상황도 발생했다.
연말까지 종전선언, 남북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 김정은 방한 등 문제를 큰소리쳐오던 '문 정권'이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 우려된다. '문 정권'은 북한 비핵화 문제는 마치 남의 일처럼 미뤄 놓고 오히려 북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양 종전선언, 남북 철도 도로 연결, 경협 등과 대북제재 완화를 외쳐왔다. 이 과정에서 비핵화의 진전에 맞춰 남북관계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미국 측과 심각한 충돌을 빚어왔다. 오죽하면 미국 언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수석대변인' 같다는 소리까지 나왔겠는가?
문 정권이 미국도 혀를 내두르는 신뢰하기 어렵고 노회한 북한을 상대로 뭘 믿고 판문점선언에서 '연말'이라는 기한을 박아 종전선언을 언급하고 철도 도로 착공식을 확인해 줬는지 이해가 불가하다. 협상에서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을 맞바꾸는 내용도 없이 기한을 박아 합의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지금 북한 관련 가짜뉴스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 청와대라는 항간의 소문을 이 정권은 되새겨봐야 한다. 실질적 비핵화는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11월 1일 자로 남북군사합의는 실천되고 있고 이 와중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남북합의 이행점검위원장 자격으로 선글라스를 끼고 국정원장, 장관들을 대동하고 헬기를 타고 지뢰 제거 현장을 방문하고 이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렸다가 호되게 지탄을 받았다.
며칠 전 광화문에서는 김정은 방한을 환영한다는 친북 단체들이 '백두 칭송 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북한식 꽃다발을 백주에 서울 한 도심에서 흔들며 김정은 찬양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제 이 나라는 친북이 자랑거리이고 반북은 친일처럼 수치 거리가 되고 있으며 탈북자에 대한 공공연한 친북세력의 협박이 자행되는 적색테러가 난무하고 있다.
경제난, 혼란한 정책, 채용비리 등으로 평양 방문 덕에 올린 지지율을 이제 거의 다 까먹은 문 정권은 김정은 이슈가 아니면 지지율을 만회할 방법이 없는 듯하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에서 '핵 리스트를 제출 않겠다'는 김정은의 말을 듣고도 9월 말 미국에서 '선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10월엔 유럽 정상들에게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대통령을 보면 과연 이 나라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고민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