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당 지역조직 책임자, 전국 단위 인기투표로 뽑아선 안 돼"

한국당 당협위원장 도전자들 공개오디션제도 도입 신중 당부

자유한국당 이진곤 조직강화특별위원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진행 상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 위원은 이날 대구경북 가운덴 옹모자가 가장 많은 경북 경산에서 공개오디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이진곤 조직강화특별위원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진행 상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 위원은 이날 대구경북 가운덴 옹모자가 가장 많은 경북 경산에서 공개오디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지역조직책임자 선정과정에 국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공개오디션제도가 '지역 민심'을 거스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개오디션 투표인단에는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대중적 인기가 높거나 전국 조직망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해당 지역에 헌신·봉사한 실적이 전혀 없더라도 공개오디션에만 진출하면 승산이 충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도시와 달리 지역색이 선명한 중소도시 또는 농어촌 지역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인사가 공당의 지역책임자로 임명될 경우 지역장악은커녕 기존 당원과의 마찰만 불거질 공산이 크다.

이에 한국당 내부에선 지역 연고 활동실적이 검증된 인사들에게만 공개오디션 진출자격을 부여하거나 공개오디션 결과를 정당 기여 활동이나 공직 수행 경험 등 여타 전형요소와 비슷한 수준의 비율로 반영해 합산한 후 적임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는 8개 대구경북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지역 가운데 공개오디션이 열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북 경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 경산에는 무려 11명이 도전자들이 출사표를 내밀었다. 이들 가운데 그동안 지역에서 표밭을 일궈 온 도전자들은 응모 시작과 함께 지역에 얼굴을 비치고 있는 일부 후보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의 바닥민심과 제대로 교감하지도 않았으면서 전국적 지명도만 앞세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경산에 공개오디션 방식이 적용될 경우 이들이 외지(外地) 투표인단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걱정이다.

한국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경북 경산의 한국당 지역조직책임자가 전국단위의 인기투표로 결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지역에서 차곡차곡 정치 이력을 쌓아 큰 꿈을 이루겠다는 정치신인들을 더욱 만나기 힘들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수도권이나 대도시라면 전국적 인지도가 지역조직책임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경북 경산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며 "한국당이 공개오디션 실시지역 선정과 추진방식에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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