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사는 대학생 류모(27) 씨는 수성2번 버스를 탈 때마다 멋쩍은 기분이 든다. 커다란 버스에 승객은 한두 명만 앉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수성2번은 수성구 욱수동과 연호동 등을 하루 14차례 오간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0여명에 불과한데도 45인승 대형버스가 투입된다. 류 씨는 "승객이 적은 노선까지 대형버스를 운행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 시내버스는 모두 45인승 대형버스다. 다른 시·도의 경우 가까운 거리를 운행하거나 승객이 많지 않은 노선에는 중소형 버스를 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대구 시내버스가 모두 대형버스인 이유는 무엇일까. 시내버스는 소형(25인승 이하), 중형(35인승), 대형(45인승) 등으로 구분된다. 대형버스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지만, 좁은 도로를 다니기 어렵고 연비 효율도 떨어진다.
서울은 마을버스 등 중소형버스 1천762대를 승객 수요가 적은 노선에 투입한다. 인천( 539대)과 광주(373대), 대전(180대), 울산(117대), 부산(24대) 등 다른 광역단체도 수백여대의 중소형 버스를 운용중이다.
반면 대구는 전국 8개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형버스만 운행한다. 하루 평균 40명이 타는 달성3번에도, 평균 1만6천여명이 타는 726번에도 똑같은 차량이 투입된다.
대구시는 "대형 차량으로 일원화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대구시의 '천연가스(CNG)버스 일원화 정책'이 꼽힌다.
시는 대기환경 문제를 해결하려 시내버스 전체 노선에 CNG 차량만 투입한다. 그러나 25인승 이하 소형 버스는 모두 디젤엔진만 적용된다.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문제를 감안하면 소형 버스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35인승 중형 버스는 대형 버스와 유지비 차이가 크지 않다. 두 차량의 가격 차이도 700만~800만원 수준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연비는 중형버스가 높지만 대형버스로 일원화하면 부품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정비 효율까지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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