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숙 '열망' - 당선소감

가슴이 뜁니다. 먼저 살아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세월 무던히도 아팠던 기억들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70을 바라보며 이제야 가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속울음을 삼키며 국립묘지를 몇 번이고 다녀왔지만 풀길 없던 가슴속의 한이 일순간 전부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뜻밖의 당선소식을 접하고 보니 모든 게 꿈만 같고 지나온 시간이 아련히 머릿속을 헤집고 다시금 스쳐 지납니다. 삶은 힘들고 고달팠지만 어려운 시련을 뚫고 단 하나 소망이었던 공부에 대한 열망은 아직도 식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슬픔도 이미 지난 과거가 됐고 이젠 오직 현재만이 존재하는 지금 이 순간, 저는 여전히 행복한 미래를 바라봅니다. 비록 나이는 거부할 수 없어 한해 두해 더해가지만 이토록 좋은 세상 정녕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손가락에 못이 박히도록 쓰고 또 쓰며 저는 지금도 변함없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립니다.
길을 걷던 중 핸드폰에 생소한 번호가 뜨기에 무심코 거절을 눌러버렸습니다. 헌데 마음에 걸리는 053이라는 지역번호가 한번 확인하고픈 생각을 번뜩 들게 했습니다. 대구, 그래서 다시 전화를 했는데 기쁜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논픽션 부문에 열망이라는 작품이 당선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이보다 더 가슴 뛰는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갑자기 석고대상처럼 우두커니 서 쓴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늘그막에 문학소녀가 된 기분, 정말로 좋았습니다. 더불어 숨 쉬는 그날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 더욱 노력하고 보답하는 심정으로 매일매일 펜을 놓지 않겠습니다. 끝으로 영광스런 오늘의 발판을 놓아주신 매일신문과 졸작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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