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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혈관 같은 농산물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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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혈관은 혈액을 심장과 각종 장기·조직 사이를 순환시키는 통로이며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혈관에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은 거부반응을 일으키거나 정상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농정 실무를 책임지는 사람인데 생뚱맞게 웬 혈관 이야기인가 할 거다. 사람을 기준으로 농업을 생각해 보자는 의도다. 인체를 농업인이라고 보면 심장은 농업, 혈액은 농산물이다. 그렇다면 혈관은 어디에 비유될까? 나는 유통(流通)이라 단언한다.

농산물 유통은 곧 돈의 흐름이다. 문제는 자연현상에 불가항력적인 작황,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평균 5~7단계를 거치는 다양한 유통 경로와 대외 수출입 기조, 1인 10색의 소비 트렌드 등 대내외적인 변수가 너무 많고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수익 문제이기 때문에 유통 주체 간 이해관계도 얽히고설킨다. 그런 까닭에 누구도 정답을 자신하지 못한다. 그만큼 농산물 유통은 우리 농업인에게 중요하고 쉬이 풀리지 않는 난제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조사 결과 국민이 인식하는 최우선 농정 과제 1위는 '가격 안정과 유통 혁신'이었다. 10년 전, 20년 전에도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 유통 혁신 등의 이름으로 국가정책이나 농업 현장 목소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단골 메뉴다. 문제는 농산물 유통 문제가 농가 경영 악화로 이어져 지역경제 침체는 물론 고령화, 탈이농 촉진 등 농촌 사회 본질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급하고 절실한 해결 과제다.

이에 경북도는 민선 7기 이철우호 출범과 동시에 농업 최대 현안으로 유통 혁신을 내세웠고 '농업인은 제값 받고 판매 걱정 없는 농업 실현'이라는 슬로건하에 유통전담기관인 경북농식품유통진흥원의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혈관의 찌꺼기를 없애 줄 혈전제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유통 혁신 프로젝트로 5개년 실천 계획과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유통 구조 개선, 판로 확대, 유통 환경 변화 대응, 안전먹거리 공급체계 강화,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을 골자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선사시대 물물교환이라는 원시적 유통이 시작된 이후 농업 유통 문제는 인간 활동의 숙명적 피조물이다. 경북도는 당장의 작고 피상적인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나아갈 계획이다.

야생조류 중 수명이 약 70년으로 가장 오래 산다는 솔개는 40년쯤 되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부리가 길어 구부러지고, 발톱은 약해지고 깃털은 두껍게 되어 높게 날 수 없는데 그대로 죽기를 기다리든가, 반년 동안 바위에 부리를 쪼아 깨뜨려 빠지게 만들든가. 그리하여 새롭게 돋아난 부리로 발톱과 깃털을 뽑는 힘든 고통을 이겨내 다시 높이 날아올라 30년을 더 살 것인가.

솔개는 결국 후자를 선택한다는 것이 우화의 핵심이다. 우화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핵심은 바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이다.

우리 농산물 유통 문제를 지금 이대로 방치하고 안주하면 막힌 혈관이 터지듯 우리 농업에 희망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사람과 유통 시스템의 혁신, 도전만이 살길임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봄날 새싹의 기운이 온 들판에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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