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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터뷰] 영남대학교병원 김성호 병원장 "지방과 서울 의료격차 오해 안타까워"

영남대학교병원 김성호 병원장
영남대학교병원 김성호 병원장

취임 두 달을 맞은 영남대학교병원 김성호(56) 병원장의 스마트폰에는 하루 8~10여 건의 일정 기록이 빼곡하다. 그의 일과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집 근처 헬스장에서 자전거 운동을 하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음악 선물'을 배달한다. 주로 올드 팝을 중심으로 직접 선곡을 하며 병원 직원들과 지인에게 전달된다. 2011년 영남대의료원 사무국장을 맡으며 시작한 음악 배달은 9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는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하루에 음악 한 곡 정도 나누면 좋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다"고 소개하며, "병원 직원들이 음악에 대한 반응을 전하고, 직장생활의 고충도 들을 수 있어 소통의 창구역할을 한다"고 했다. 또 수련과정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에게도 힐링효과를 가져다 줬다고 귀띰했다.

앞서 영남대 의대 부학장, 병원 교육연구부장, 기획조정처장 등의 보직을 거친 경험이 병원장 업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 병원장은 "2천500여 교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영남대병원이 쌓아온 성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더 큰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병원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에서 3회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급성기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7회 연속 최고등급을 획득했고, 4대 암(대장, 유방, 폐, 위) 부문에서도 모두 만점으로 1등급을 받아 암 치료 잘하는 병원으로 인정받았다.

또 의대 교수 1인당 SCI급 논문 실적이 3년 연속 국내 'Top 5'에 올랐다. 영남대의료원의 높은 연구 수준을 나타냄과 동시에 서울의 이른바 '빅(Big)5 병원'에 견주어도 손색없음을 보여준다.

영남대병원이 가진 차별성과 특화 진료 분야에 대해 김 병원장은 "한 명의 환자를 위해 여러 분야의 의료진이 함께 진료하는 협진시스템이 강점"이라고 꼽았다.

2014년 사립대 병원으로는 전국 최초로 선정된 권역 호흡기전문질환센터는 호흡기·알레르기내과와 흉부외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의 진료과가 유기적인 통합 진료를 통해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척추센터, 뇌졸중센터에 이어 췌담도 분야에서도 협진체계를 구축했다. 소화기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 담도암 환자를 중심으로 5개과 교수들이 치료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 병원장은 "올해 10월쯤 완공 예정인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심뇌혈관센터와 함께 운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대구경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미래형 응급의료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과 지방의 의료격차에 대한 오해에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에 대해 "물론 의료인력 숫자 면에서 규모의 경쟁이 우위에 있고, 정책적으로 지방 환자를 우대하다 보니 대접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봤다.

이어 "영남대병원만 보더라도 전국 최초로 도입한 PET-MRI는 방사선 피폭량이 적어 암 검진에 최적의 장비다. 또 암세포만 정밀하게 공격해 정상조직에는 피해를 주지 않은 노발리스 티엑스(Novalis-TX)도 전국에 몇 대 없는 방사선 수술 기기"라고 소개하며 "지역민들이 암 검진과 치료에 시간적, 경제적 낭비 요인을 줄이는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의 역할에 대한 변화를 역설했다. 김 병원장은 "중증 질환자를 다루는 대학병원에서 어느정도 치료가 마무리되면, 환자를 의뢰해 준 1, 2차 병원에 회송하는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상급병원과 병, 의원 간에 상생하는 방법이고, 지역 의료시장을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병원장은?

1962년 경북 의성 출생, 신경외과 전문의(뇌외상, 통증, 수두증, 파킨슨병, 말초신경질환). ▷청구고 ▷영남대 의대 ▷영남대병원 인턴, 레지던트 ▷영남대 의대 부학장 ▷영남대병원 교육연구부장 ▷영남대의료원 사무국장, 기획조정처장 ▷영남학원 발전특별위원회 의료원 분과위원 ▷대한신경외과학회 미래위원장 ▷대한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 회장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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