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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동의 시대와 미술]이중섭의 대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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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에 게재됐던 이중섭의 드로잉.
매일신문에 게재됐던 이중섭의 드로잉.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지난 2016년 국립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렸었다. 이 전시는 이중섭 예술의 양식적 발전단계를 연대별로 전개하면서 처음으로 대구에 머문 기간을 별도의 한 시기로 구분해 보여주었다. 작품들이 많지는 않았어도 다만 타이틀이 '1955 대구 좌절의 순간들'로 붙여져 씁쓸했다. 아마도 이중섭의 건강이 대구서 점차 나빠져 실의나 절망에 빠져들었고 결국 이듬해 서울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본 시각이 그런 제목을 택한 듯했다. 월남 후 이중섭이 걸은 도정 중에서 거의 마지막 한 시기를 보낸 곳이 대구였지만 그렇다고 그 기간이 특별히 비극적이었다고 볼 수 있는가 싶다. 전후 시대적 상황과 얽힌 개인의 역경이 깊어진 점은 있어도 대구에서 맺은 우호적인 교유관계나 예술적인 측면들을 살핀다면 그렇게만 요약될 수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 우인들의 배려로 서울 전시를 대구로 가져오게 되었고 전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어려웠던 시기에 어떻게 성공까지 장담할 수 있었으랴. 그때의 전시 후 평은 절친 구상이 주필로 있었던 영남일보가 성실히 보도했으리라 짐작하지만 당시 신문을 찾을 수 없어 확인할 바 없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대구매일신문이 전시 전 이중섭을 취재 보도한 것이 있어 그의 전시에 거는 지역인사들의 기대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를 알리는 단신 기사와 세 차례나 이중섭의 드로잉을 지면에 컷으로 게재해서 그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전시 후 더 이상의 상보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지역에서 그가 남긴 일화와 족적을 제대로 정리해두는 데 얼마나 귀중한 바탕이 된지 모른다.

대구서 제작된 작품 중에서 '왜관 성당부근'은 내려온 직후 이른 봄쯤의 것으로 보인다. 역시 계절감과 일기의 표현이 돋보이는 '동촌 유원지' 작품의 배경은 초여름쯤이다. 때문에 그의 성가병원 입원 시점은 이 그림 이후가 분명하다. 그림 속에 군복 남자는 포대령으로 불렸던 이기련일 가능성이 높다. 중섭의 전시를 돕고 자주 어울렸던 인물들 중 한 명인 그와 관련해서 회자되는 소위 "빨갱이 운운" 사건도 지나치게 과장된 일화일 수 있다.

캔트지에 그린 '구상 가족'이나 '자화상' 등은 병원 입원 중이거나 이후 작품일 것이다. 왜냐하면 시인 권기호(경북대 명예교수) 선생이 계성고 3년 때 미술교사인 정점식선생의 심부름으로 이중섭이 입원한 성가병원으로 캔트지와 물감을 전달하러 갔었기 때문이다. USIS 전시 때 매일같이 전시장 당번을 봤던 터라 병실 야전침대에서 자고 있던 그를 깨우자 금방 알아보고 반겼다고 했다. 그의 정신질환에 대한 일화들도 사실에서 많이 과장된 것이라 믿고 싶다.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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