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창업 지원 사업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저 멀리 캐나다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청년 창업자가 있었다. 대학원생인 그는 직접 연구 중인 아이템을 사업화하고자 멀고 먼 대한민국, 그것도 지방인 대구에서 운영 중인 사업에 신청하였다.
비싼 항공료를 감안하여 발표 평가는 화상회의 앱으로 진행하였는데 심사위원들의 반응이 좋아서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얼마 후, 2주간의 교육을 받기 위해 그는 직접 대구를 방문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을 가장 먼저 들렀다.
"캐나다의 어느 기업이 20만달러 이상을 투자해준다고 해서 스마트벤처캠퍼스를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이었는데 죄송합니다." 잠시 당황했지만 먼 길을 직접 와준 그가 고마웠다. "그래도 스마트벤처캠퍼스 덕분에 초기 투자도 받게 되어서 너무 기쁘네요."
대구를 대표해 온 창업 프로그램이었던 '대구 스마트벤처캠퍼스'가 올해 3월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이름만 사라지고 다른 프로그램이 이어받는 형태지만 창업 생태계의 불모지였던 대구를 대표해왔던 창업 프로그램 브랜드가 사라진다니 아쉬움 가득하다.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260명의 청년 창업자들은 883명의 고용 창출과 450억원 이상의 매출, 100여 건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대구 스마트벤처캠퍼스'의 가장 큰 장점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24시간 창업 지원과 기숙사 제공, 졸업 후에도 사업 진행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오로지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대구경북에서 또 다른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질 테지만 '몰입 환경'의 조성이야말로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아듀! 스마트벤처캠퍼스.

김경덕 컴퍼니비 대구경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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