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은 '경제 참사'로 고통, 정부는 당찮은 경제 성과 자랑

정부가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 부문 성과와 과제' 자료를 발표하고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 혁신 확산 분위기 조성 등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제 위기로 국민은 고통받는데도 정부는 일부 괜찮은 경제지표를 들먹이며 자화자찬에 나섰다. 'J노믹스'(문 정부 경제정책)의 성과를 홍보하고 싶은 심정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어안이 벙벙하다.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 부문 성과와 과제' 자료는 좋은 경제지표만 골라 짜깁기한 탓에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 자료에서 정부는 문 정부 2년의 경제 성과로 지난해 수출 6천억달러 돌파와 지난해 민간 소비 7년 만에 최대 수준 증가, 물가 안정세 유지, 2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등을 꼽았다.

정부가 제시한 경제지표는 철 지난 것이거나 현실을 정확히 짚지 못한 것이 태반이다. 수출은 지난해 말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비상이 걸렸다. 민간 소비는 올해 1분기 0.1% 증가에 그쳐 3년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쌀·감자 등 체감 장바구니 물가는 전년 대비 크게 올랐다. 2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는 세금으로 만든 60대 노인 단기 일자리가 대다수를 차지했을 뿐 40, 50대 일자리와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10년 만에 최저였고 설비투자는 -10.8%로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시장에 가면, 기업인을 만나면 경제가 위기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툭하면 현실과 전혀 다른 발언을 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나쁜 경제지표를 쏙 빼놓은 채 일부 괜찮은 지표를 내밀며 경제 성과라고 자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제 상황을 직시(直視)하고 위기를 돌파할 방안 마련에 힘쏟아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얼토당토않은 자랑만 하고 있으니 우리 경제의 앞날이 암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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