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낳은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후 은퇴를 선언했다. 팬과 구단 모두 망연자실한 가운데 시즌 중 발생한 박한이의 은퇴 공백으로 인해 삼성의 4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박한이는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후 대타로 나와 상대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경기를 뒤집는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쳤다. 리그 최고령 타자가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제압하는 장면에 팬들은 환호를 넘어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러나 감동은 하루 만에 실망으로 바뀌었다. 삼성에 따르면 박한이는 27일 오전 자녀 등교를 위해 운전을 하다 귀가하던 중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했고 박한이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 26일 저녁 지인과 마신 술이 이튿날 아침까지 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박한이는 구단을 통해 사죄의 뜻을 밝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라고 했다. 이로써 프로 19년차 박한이의 야구 커리어는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박한이는 2001년 삼성에 입단해 올해까지 19시즌 동안 삼성에서만 뛴 '원팀맨'이다. 삼성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우승 반지도 7개(2002, 2004, 2005, 2011, 2012, 2013, 2014년)나 손에 넣었다. 아울러 16시즌(2001∼20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란 의미로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박한이는 '착한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착한 계약(예상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했다는 의미)을 한 박한이'라는 의미였다. 박한이는 2008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에서 2년 총 10억원에 사인했다. 2013시즌 후 두 번째 FA가 됐을 때도 4년 28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세 번째 FA 권리를 포기하기까지 했다.
박한이의 갑작스러운 은퇴는 4년 만의 가을야구 복귀를 노리는 삼성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최근 모처럼 살아난 덕아웃 분위기에 팀 최고참이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주로 대타로 나온 박한이의 성적은 총 30경기(선발 17경기)에서 타율 0.257 2홈런 13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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