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농업 Q&A] 물, 텃밭에 얼마나 자주 주어야 할까

부슬비에 흠뻑 젖은 텃밭.
부슬비에 흠뻑 젖은 텃밭.

채소밭에 물은 얼마나 자주 주어야 할까?

초보 도시농부들은 대체로 하루에 한 번, 혹은 이틀에 한 번 물을 조금씩 준다. 이런 식으로 물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작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흠뻑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물은 햇빛이 쨍쨍한 대낮보다는 해 질 무렵에 주는 것이 좋다.

물을 너무 자주, 그것도 조금씩 주면 작물의 뿌리가 아래로 뻗지 못하고 지표면에서 얕은 곳에 머문다. 날이 갈수록 거름의 영양분은 아래로 내려가는데 영양분이 부족한 위에 뿌리가 머물러 있으니 작물이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얕은 뿌리는 그만큼 바깥 환경에 영향을 쉽게 받는다. 기온이 내려가거나 올라갔을 때도 얕은 뿌리는 그만큼 견디는 힘이 약하다. 바람에 넘어지기 쉽고, 가뭄도 쉽게 탄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흠뻑 주는 것이 좋다. 일주일 안에 비가 많이 내렸다면 주지 않아도 된다.

물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물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호흡하기 힘들고, 밭이 너무 말라 있으면 뿌리가 흙 속의 영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한다. 산소와 물의 균형이 맞아야 뿌리가 호흡하기도 좋고, 영양분을 흡수하기도 좋다.

◇ 어떤 흙이 농사짓기에 좋을까?

일반적으로 채소 농사를 짓기에 적당한 흙 상태는 다소 많은 비가 내리고 하루 정도 지났을 때 흙 속에 50퍼센트는 고체, 25퍼센트는 공기, 25퍼센트는 수분이 남아 있는 흙이다. 이 정도면 뿌리가 산소와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사에 적합한 흙이라도 10~15일이 지나면 흙 속의 물이 12퍼센트 안팎으로 줄어든다. 이때 남은 물은 토양에 강하게 흡착되어 있어 식물이 흡수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따라서 물은 1주일 혹은 길어도 10일마다 한 번씩 흠뻑 주는 것이 좋다.

내 밭은 흙은 어떤 흙일까? 토양검사를 해보면 정확하지만 텃밭농부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일이다. 비가 많이 내리고 하루가 지난 뒤 밭에 들어갔을 때 신발에 흙이 살짝 묻어나오는 정도면 물 빠짐도 좋고, 보습력도 좋은 땅이라고 보면 된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신발에 진흙이 잔뜩 묻을 정도로 질척하다면 물이 잘 안 빠지는 땅이고,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표면이 바싹 마른다면 물 빠짐이 너무 심한 땅이다. 내 밭의 흙 상태를 봐 가며, 물주는 빈도를 높이거나 낮추면 된다.

김경호 군위체험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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