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국회에서 김해신공항 확장안 검증과 관련해 "어디까지나 검증일 뿐이지, 다음에 어떻게 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검증은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에서 요구하는 가덕도 신공항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대구경북 일각에서는 안심하는 눈치지만,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 총리의 발언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 총리는 김해신공항 재검증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곧이곧대로 믿을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다. 총리실에서 검증위원회까지 구성하면서 부울경의 검증단에서 주장하는 백지화를 살피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부울경은 먼저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는 것을 당면 목표로 삼고 있다. 그 뒤 순차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길을 열어가려는 단계적 계획을 갖고 있다. 부울경도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가 걸림돌인 만큼 단숨에 두 단계를 뛰어넘을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이 총리가 '부울경 주장의 옳고 그름만 따질 뿐, 다음 목표가 없다'고 밝힌 것은 현 상태에서는 하나 마나 한 변명이다.
이 총리가 부울경의 강한 요구와 갈등으로 인해 검증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지만, 만약 검증위원회가 부울경의 주장을 묵살하는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더한 반발과 갈등이 불거지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데, 속된 말로 총리실이 할 일이 없어 검증위원회라는 폭탄을 안고 가겠는가.
검증위원회를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해 공정하고 과학적으로 검증한다지만, 정부에서 구성하는 위원회 특성에 미뤄 부울경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합법적으로 추인하려는 절차임이 분명하다. 총리실의 검증위원회는 청와대·여당의 총선 전략에 따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도구일 뿐이다. 김해신공항 검증 문제를 총리실에서 다루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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