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에 미중 환율전쟁이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기업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 업종에 가격 경쟁력 상승과 수익성 개선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문제는 속도와 방향이다.
환율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데다가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
전자업계는 부품 사업에서는 환율 효과를 일부 기대할 수 있지만 완제품 부문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를 주로 국내에서 생산해 대부분 수출하기 때문에 수출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뿐 아니라 매출과 영업이익을 원화로 계산하면 실적 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가 일본 수출 규제까지 겹친 탓에 전반적인 업황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금융·외환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일반적으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 확대는 수출 채산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을 키우기 때문에 우려 요인이다.
정유업계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유가격이 오르면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
업종 특성상 외화부채와 달러 결제가 많은 항공업계는 환율이 더 오를까 우려하며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유류비, 해외 체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을 모두 달러·유로 등 외화로 지급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 경색으로 노선이 감축되는 상황에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해 악재가 겹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운임 수입과 비용 지출이 동시에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표시 매출 증가와 원가율 하락으로 영업수익성이 개선되지만 외화부채의 원화표시 금액이 커져 영업외수지가 나빠진다. 이처럼 수입과 비용이 함께 늘기 때문에 환율이 급변하지 않는 한 순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은 내수 위주 시장이라 철강재 수출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환율 변동에 따른 철광석 가격 상승 등의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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