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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간판만 덩그런 약령시 안 되게 대책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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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약령시를 지탱해 온 한약재 도매시장 기능이 빈사 상태에 놓이면서 시장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이 급해졌다. 2000년대 이후 도심 재개발로 약령시 주변 상권이 크게 바뀌면서 360년 전통의 약령시도 활력을 잃고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이에 대구시가 다양한 처방을 내놓았지만 형편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도매시장마저 제 기능을 잃는다면 약령시의 미래가 어둡다는 점에서 새로운 각도의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1982년 문을 연 한약재 도매시장이 거래량 급감에 따른 만성 적자로 폐지 위기에 놓인 것은 약령시 활성화에 큰 악재다. 최근 도매시장 운영법인이 37년 만에 폐지 절차를 서두르면서 약령시 보존 및 발전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 도매시장은 한약재 경매를 통한 시세 표준화와 유통에 순기능을 해온 전국 유일의 한약재 공판장이다. 이 같은 도매시장의 소멸은 약령시 앞날에 큰 암초를 맞닥뜨린 것과 같다.

게다가 약전골목 한방 관련 업소의 빠른 감소도 약령시 위상 유지에 큰 걸림돌이다. 재개발이 진행된 2009년 이후 약업사 6곳, 제탕·제환소 36곳, 한약방·한약국 6곳, 한의원 2곳 등 모두 50곳의 업소가 문을 닫았다. 대신 인삼 판매점이나 한방 관련 서점·의료기 점포 등 23곳이 새로 문을 열어 현재 183곳이 겨우 현상을 유지하는 처지다. 2010년 이후 7년간 음식점·커피숍 등 580곳의 일반 업소가 약전골목에 들어선 것과 비교하면 약령시의 현실을 짐작할 수 있다.

대구 약령시 도매시장의 위기는 서울이나 영천, 산청 등 국내 유통 구조가 다양화한 데다 값싼 수입 약재에 밀려 국내산 약재 유통이 그만큼 설 자리를 잃은 때문이다. 또 약재 규격화 정책에 따른 일반 약재상들의 폐업도 도매시장 고사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대구 약령시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의 계속된 이탈은 뼈아프다.

현재 국비 등 100억원을 투입한 한방의료체험타운의 개관(12월)이 코앞에 다가왔다. 반면 한약재 도매시장은 소멸 위기에 놓여 약령시 정책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무작정 세금을 들여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업계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어떤 방안이 약령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라도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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