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중국 공안에 의해 억울하게 억류된 지역 한 사업가(매일신문 2016년 9월 18일 자 6면)가 최근 중국 법원의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재판에 넘겨진 지 무려 5년 만이다. 항소심을 앞둔 가족들은 한국 정부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제조 분야에 여러 개 특허를 보유한 김형태(53) 씨는 12년 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중국인 A, B씨는 자신들의 자금과 김 씨의 기술력으로 함께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A씨가 80여억원, B씨가 8억원가량을 투자했고 김 씨는 기술 분야만 전담했다.
문제는 2014년 2월 중국인 두 사람의 갈등으로 회사 운영이 중단되면서 불거졌다.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A씨는 B씨와 김 씨를 횡령 혐의로 중국 공안에 고소했고, 김 씨는 회사자금 3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김 씨는 경영에 참여한 적도 없고 매월 급여를 받고 일해왔다고 항변했지만, 중국 공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5년은 김 씨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구속 당시 구류 37일 처분을 받았던 김 씨는 검찰이 증거 부족 등으로 기소하지 않아 석방됐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김 씨의 여권을 압수한 채 거주 감시 처분을 내리는 바람에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공안 재조사와 검찰 기소 반려가 반복되다 김 씨는 2015년 12월에야 기소가 됐다. 죄목은 횡령에서 합동사기로 바뀌었다. 아무 기술력이 없는 김 씨가 투자자를 속여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챙겼다는 게 당시 중국 검찰의 주장이었다.
김 씨에 대한 첫 재판은 고소가 제기된 지 3년이 지난 2017년 7월에 처음 열렸다. 재판 과정도 석연찮았다. 지난해 5월 1심 판결 선고기일이 잡혔는데, 당일 검찰이 김 씨에게 형사 책임이 없다면서 공소를 취하했다가 2개월 뒤 다시 기소했다. 결국 김 씨는 지난 8월 사기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김 씨의 여동생(47)은 "중국 공안의 무리한 수사와 검찰의 비정상적인 기소 모두 오빠를 고소한 중국인의 영향력 때문으로 짐작한다. 그는 칭다오에서 자금 능력과 주변 관계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오빠가 중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여서 4개월 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도 영상통화만 짧게 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칭다오 주재 한국영사관은 김 씨의 항소심이 11월쯤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씨의 여동생은 "중국의 2차 재판은 재판부가 서류 검토만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피고인이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고 들었다. 한국 정부나 외교부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정식으로 이 상황에 대해 확인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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