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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문보고서 없이…문 대통령, 법무장관 추미애 임명

마이웨이 행보 통해 검찰 개혁 속도...야당 강력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 야당의 반발을 부를 사안이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검찰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인사가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23번째로, 이른바 '야당 패싱'을 둘러싸고 향후 정국은 더욱 파찰음을 낼 것으로 우려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쯤 추 장관의 임명을 재가한 뒤 같은 날 오후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 장관의 임기는 이날 0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추 장관이 임명됨으로써 지난해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80일 만에 법무부 장관 공석 상태가 해소됐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검찰 개혁을 강하게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법률 규정에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그 규정 취지에 따라 검찰 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 검찰 개혁의 시작은 수사 관행이나 수사 방식, 또 조직문화까지 혁신적으로 바꿔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대대적인 수준'의 개혁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법안이 통과된 공수처(공직자비리수사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 추 장관에 대한 임명식 이후 가진 간담회에서 "공수처 설치가 통과됐고, 검경수사권 조정이 여전히 남아있다.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이고, 시행착오를 막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공수처가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추 장관은 임명장을 받은 뒤 환담하면서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것이 명의다"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겨냥한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추 장관 임명이 청와대를 겨냥한 '윤석열 검찰'의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추 장관이 당장 검찰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검찰 조직 장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추 장관 임명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뚝딱 해치웠다. 이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을 하루라도 빨리 무력화하고 장악해서, 권력 범죄를 은폐하겠다는 조바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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