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진단검사에 치중한 '감염 봉쇄'에서 '확진자 치료체계' 중심으로 방역정책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급하게 나오고 있다.
1일 지역 의료계는 "감염 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은 이제는 불가능하다"며 "확진자가 늘어나면 취약환자에게 집중하는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에 의료인력과 자원을 대부분 투입하는 동안, 확진자가 입원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지역 가용 병상의 효율적인 이용과 경증 확진자를 모을 수 있는 격리시설 준비에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장을 겸하고 있는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경증 환자 치료가 어느 정도 되고 나면 퇴원까지 경과 관찰을 할 수 있는 다른 격리 시설로 옮겨 병상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며 "병상이 빨리 순환돼야 확진자 중 고위험군을 우선 선별해 입원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진다"고 했다.
1만명선인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모두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사를 하면 할수록 확진자가 더 나오는 상황에서 과도한 인력 투입을 줄이자는 것이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은 "신천지 교인 무증상자 600명에 대해 우선 조사하니 양성 비율이 74% 나왔다. 나머지 무증상자와 일반 시민 검사까지 이뤄진다면 확진자가 6천명까지 나올 수 있다"며 "검사를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것이 대구의 딜레마"라고 했다.
이인규 경북대병원 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6만건에 이르는 동안 일본 2천건, 미국은 400건에 그치고 있다. 이 나라들이 검사 역량이 부족해서 안하는 것이 아니다"며 "코로나19는 치명률이 독감보다도 낮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불안감을 줄이고 증상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일 현재 국내 확진자 3천526명 중에서 치명율이 0.5%(사망자 18명) 정도며, 사망자 대다수가 기저질환을 가졌다는 점에서 확진을 받았다고 해서 심각한 공포를 가질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병상과 응급실은 뇌줄중, 심근경색, 교통사고 등 시급을 다투는 환자와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전담치료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유지하도록 정책 배려를 해야한다"며 "당장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늘어났다고 해서 대학병원 병실을 이들이 차지한다면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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