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사 손 놓았지만 고통분담, "결혼기념 여행 취소하고, 물품기부"

결혼 5주년 젊은 사장 부부의 '참한 기부'에 박수
이들 기부소식에 처형 부부도 물품 기부 동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이 거의 없어 어렵지만, 환자와 그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기부에 동참했습니다"

지난 5일과 6일, 코로나19 전담 의료기관인 안동의료원에는 안동 옥동에서 '공사판 뒷고기'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결혼기념 5주년을 맞아 '참한 기부' 물품들이 수북이 쌓였다.

신두영(32)·장문화(26) 부부 사장은 1년여전부터 가게를 운영해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요즘엔 사실상 가게 문을 닫은 상태의 어려움에 처했다.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결혼기념일 가까운 곳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올 참이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안동의료원 앞을 지나면서 환자들이 속속 들어가고,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본 순간 신 사장의 아내 장문화씨는 "여행보다는 힘든 사람을 돕는게 더 행복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에 신 사장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자신도 장애를 안고 있는 어머니와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현실에서 사람들이 아파하는 모습들이 안타까워해 온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안동 옥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젊은부부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여행을 취소하고 안동의료원에 물품을 기부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기부 소식에 언비 부부도 기부에 동참했다. 신두영씨 제공
안동 옥동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젊은부부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여행을 취소하고 안동의료원에 물품을 기부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기부 소식에 언비 부부도 기부에 동참했다. 신두영씨 제공

이들 부부는 무엇이 필요할지를 주변에 물었고, 의료원에 전달할 물품들을 직접 구매했다. 이렇게 준비한 물품은 생수 1천병, 라면 360개, 햇반 336개, 음료수 1천56병 등 한트럭 분량이었다.

부부와 직원 1명이 옮기고 전하기에 역부족이어서, 도청 신도시에서 같은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의 언니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참한 기부'에 언니 부부도 함께 물품 기부에 동참하기도 했다.

신두영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주일 동안 문을 닫았다가 최근 열었지만, 하루 4, 5팀의 손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게 앞으로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아내의 의견에 물품을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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