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결과 대구경북은 현 정권에 대한 '견제와 균형' 심리를 작동해 보수 세력을 전폭 지원했다. 반대로 전국적인 표심에선 진보 성향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5일 개표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 선거구 25곳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압승을 차지했다.
대구경북민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와 경제실정 및 대북·안보 문제에 불안감을 느껴 통합당에 더 큰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초반 불거진 공천 논란과 일부 후보의 자질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역 표심은 통합당에 압도적 힘을 실어 여권을 견제하는데 무게를 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힘 있는 여당' 논리로 악화된 경제 살리기를 부각하고, 통합당 '막천 논란'에 불만을 품은 무소속 후보들도 대거 등장했으나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막아내자는 지역 여론이 더 강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여권에선 '일당독재'의 폐단과 '안정적 정국 운영론'을 끊임없이 거론하며 지역을 포섭해 나갔고, 부실 공천을 비판하며 통합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들이 곳곳에서 저항했으나 이들의 응집력만큼 지역민들은 유례없이 높은 사전·본 투표율로 정부견제론을 지켜냈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전체 선거구 253곳 가운데 민주당이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민은 정부·여권의 편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로써 4년 만에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가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통합당은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은 물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까지 '4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통합당과 그 전신이 4연패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통합당은 앞으로 극심한 리더십 위기와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황교안 대표의 낙마가 예상되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또 야권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보수대통합 등 '빅텐트론'이 다시 부상해 통합당 자체가 사라지고 새판에 다시 짜여지는 보수세력의 대개편 작업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합당의 패배 이유로는 코로나19 위기가 정권심판론을 무력화한데다 공천 파동과 막말 논란 등 각종 악재가 겹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합당 참패와 함께 군소 정당도 고전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민주당이 16년 만에 의회 권력을 확보하고 지난 총선 때 만들어진 원내 정당 구도도 붕괴하는 등 원내 상황은 20대와는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당장 1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등 보다 과감한 입법 활동이 가능해 졌고,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2년 국정 운영도 '레임덕' 없이 안정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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