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소'(萬人疏)는 1만 명이 연명해 올린 상소다. 조선시대 1만여 명에 달하는 선비들이 목숨을 걸고 왕에게 청원한 상소문이다. 이는 당시 여론을 하나의 문서로 만들어 정책에 반영시키려 했던 거대한 '언론', '운동'을 의미 한다.
안동시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등재돼 있는 '만인의 청원, 만인소'를 오는 2023년까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체계적인 활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안동시는 2015년 '유교책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켰다. 이어 2016년에는 '한국의 편액'을, 2018년에는 '만인의 청원, 만인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에 올렸다.
◆1만 명 집단 지성의 산물, '만인의 청원, 만인소'
지난 2018년 5월 조선시대 재야 유교 지식인들의 청원서로, 유교문화의 소중한 유산인 '만인의 청원, 만인소' 2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 목록(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만인소 운동은 1792년(정조 16)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사도세자의 신원을 위해 시작된 이후 19세기 말까지 모두 7차례 진행됐다.
이 가운데 만인소 원본이 남아 있는 것은 1855년(철종 6) 사도세자를 왕으로 추존해 달라는 내용의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1만94명 연명)와 1884년(고종 21) 넓은 소매 옷 등을 금지한 복제 개혁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8천849명 연명)뿐이다.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인 2종의 만인소는 각각 도산서원과 옥산서원에 소장돼 있다가 지금은 경북 안동에 자리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다.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1855년 1월, 안동 병산서원과 호계서원에서는 정조 이후 처음으로 장헌세자 존호와 관련 도산서원 '유회'(儒會)가 제안되면서 시작됐다.
도산서원은 같은 해 1월 27일 사도세자의 신원과 추존을 상소하는 모임을 가졌다. 도산서원에는 90여 명의 유생이 모였으며, 퇴계 선생의 후손인 소계 이휘병을 '소두'(疏頭)로 선발했다.
이후 영남 유생들의 회합과 문경 출발, 한양 도착과 '영남소청' 설치, 일주일간의 소지 작성과 상소 과정, 왕명을 받들었던 5월 16일까지 숱한 우여곡절과 몇 차례의 물러남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상소인들의 처벌을 둘러싼 조정 논란이 야기됐으며, 철종은 결국 영남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도 특별히 불문에 부쳤다.

◆만인소 운동, 현대사회 지향 민주적 절차 중시
7차례의 '만인소' 가운데 5차례의 상소운동을 영남지역을 근거로 했던 영남유생들이 주도했다. 첫 만인소는 '사도세자 신원 만인소'(1792년·정조 16)로 2차에 걸쳐 모두 2만425명이 참여했다. 호계·병산·도산서원 등 안동지역 서원에서 상소운동이 시작됐다.
'서얼 차별 철폐 만인소'(1823년·순조 23)는 9천996명,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1855년·철종 6)는 1만94명이 연명했다.
또, '서원 훼철 반대 만인소'(1871년·고종 8)는 1만27명, '대원군 봉환 만인소'(1875년·고종 12)와 '척사 만인소'(1880년·고종 17)가 실천됐다. 마지막으로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1884년·고종 21)에는 8천849명의 영남 유생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전해오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 등 길이가 100여m에 달하는 만인소 2점이 유네스코 아·태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안동시는 지난 2018년 한국국학진흥원에 '한국 세계기록유산 지식센터'를 설치,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기록유산 전시체험관' 건립 등 국내 세계기록유산 으뜸 지자체로 자리 잡고 있다.
김필상 안동시 문화유산과장은 "만인소 운동은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중시했다. 또, 자발적 참여와 투표 등 효율적 업무수행, 책임성 등 재야 유교 지식인들이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진행했다는 데 현대적 의미가 있다"며 "안동시는 앞으로 '만인소'와 함께 숱하게 전해오는 관련 자료를 포함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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