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없애고 있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사람끼리의 접촉을 필요로 하지 않는, '언택트'(Untact·비대면)라는 새로운 삶의 질서를 가속화했다. 물리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는 시대다.
이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교육, 키오스크 주문, 원격의료, 서비스 로봇 등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IT산업과 AI, 통신기술 등의 발달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세를 확장해가던 언택트 산업은 이제 향후 세계를 주도할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수요 증가할 산업은 언택트
포스트 코로나 산업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단연 반도체다. IT기기 등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사실상 모든 산업 영역에 반도체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경북 구미의 한 반도체 전자부품 제조사는 코로나19로 오히려 1분기 매출이 늘었다. 코로나19에 대비해 비메모리 반도체 부품 재고를 확보하려는 해외기업의 주문이 줄을 잇는데다, 주로 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판매하는 내수시장도 아직까지는 타격이 없다. 오히려 언택트 사회 구축을 위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아직은 코로나19 진행상황과 낙관적인 전망을 단언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이후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이 확장될 것은 명확하기에 관련한 사업계획을 착실히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친환경차 협력업체도 코로나 이후가 기대되는 업종이다. 특히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모터를 비롯해 첨단 전자기기에 널리 쓰이는 '희토류 자석'을 자체 기술로 국산화한 대구기업 성림첨단산업은 친환경 트랜드에 힘입어 1분기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
여기에다 성림첨단산업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핵심부품 보이스코일모터도 주력으로 생산한다. 비대면 산업의 확장이 불가피한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만 하다.
성림첨단산업 관계자는 "친환경차와 클라우드 서비스는 코로나 이후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기대돼 기술투자를 소홀히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된 원격교육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견된다. 코로나19 시국을 지나며 향후 사회는 온라인을 통한 '초연결', '초저지연'(사물 통신에서 전달 시간이 매우 짧음을 뜻함) 사회로 더욱 빠르게 이행할 것이란 분석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대구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포위즈시스템은 무선기반 양방향 수업 진행 솔루션인 '유 스마터(U-Smartor)'를 비롯해 원격회의에 유용한 모바일 필기정보 공유서비스 '위톡(WeToc)' 등을 선보인 선도기업이다.
포위즈시스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는 꾸준히 커질 것"이라며 "이에 발맞춰 관련 사업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기회로 삼아야
코로나19는 전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줬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특히 기계·부품·섬유 등 전통 제조업 의존도가 높았던 대구경북은 이번 위기를 통해 온라인 교육·5G 통신부품·클라우드·데이터 등 '언택트'와 연관한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내세우면서 언택트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더욱 높다. 청년에게는 기록물 전산화, 온라인 콘텐트 기획관리 등 정보통신 활용이 가능한 민간 디지털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 대책에 따라 대구시도 그에 걸맞는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놓기 위해 고심 중이다.
안중곤 대구시 일자리투자국장은 "대구의 경우 로봇산업진흥원이 자리잡고 있고,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로봇산업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 산업용 로봇 생산에 그치고 있다"며 "감염의 위험을 기술이 커버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과 오염물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기술 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들 앞으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가 검토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초연결시대가 한층 가까워진만큼 '21세기 자본'으로 불리는 데이터에 대한 관리도 중요해졌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지역 간, 세계 간 연결망이 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현실화하면서 중앙집중 방식이 아닌 지방 분산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통합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통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산·관리할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터져나오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존 일자리에서 미래 일자리로의 원활한 전환이 문제가 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생산 현장 곳곳이 중단되면서 실업자와 휴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 재편 속도가 가속화한다면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이들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국장은 "산업이 업그레이드 되는 단계에서 숙련 노동자들의 축적된 경험이 단절되지 않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소홀히하지 않을 것"이라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을 육성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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